필자가 북한연구를 시작한지도 벌써 4반세기가 되었다. 나름대로 북한 연구에 정진해왔다고 하지만, 돌이켜 보면 독창적인 연구나 창의성을 발휘하기 보다는 다른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존하여 여기까지 왔지 않았나하는 반성도 해본다. 그동안 연구결과로 내놓았던 논문 그리고 나름대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김정일 시대의 북한정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본다. 김정일이 사망했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의 구축과정과 향후의 방향도 예견해 본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이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군통수권이 이양되었지만, 김정일 시대라고 부르는 것은 유훈통치를 하면서부터 김정일 체제가 확립된 17년간을 말한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일 시대’는 끝이나고, 김정은을 중심으로 북한의 정치체계가 구축되어가고 있다.
북한정치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4개의 분야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체제와 이념·정치과정·인민의 삶과 시장·대외문제와 핵을 중심으로 각 부분을 2개의 장으로 나누어 총 8장으로 구성하였다.
체제와 이념에서는 정치체제와 정치문화, 통치이데올로기와 변용을 설명하였다. 제1장은 북한 정치체제의 특성을 규명하고 수령영도의 정치문화를 분석하였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 유훈통치를 끝내고 공식적인 김정일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형식적인 분권제와 실질적인 ‘국방위원장 중심제’에서 채택하였다. 사회주의적 가치와 집단주의는 수령을 중심으로 하는 선군영도의 정치문화를 이끌었다. 김정일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형태면에서는 다르지만 김정은 체제에서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2장의 통치이데올로기 문제는 주체사상을 어떻게 변용시키면서 지속하고 있는가를 규명한 것이다. 김정일은 ‘우리식 사회주의’의 주창만으로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붉은기 사상을 내세워 고난의 행군에 인민들의 동참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방어적 이데올로기는 희망의 강성대국건설로 바뀌면서 사상과 총대와 기술을 강조하게 되었다. 선군정치는 김정일이 고안한 정치방식으로 규정하면서, 그 핵심이 되는 것은 선군사상이라고 하였다. 사회주의 강성대국건설을 위해서는 주체사상과 함께 선군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도 선군영도정치를 이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정치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정일의 정치방식과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문제였다. 제3장에서는 사회주의의 가장 위력한 정치방식이라고 하는 선군정치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살펴보았다. 김정일이 만능의 보검이라고 했던 선군영도정치는 북한 전 분야 적용되는 것으로, 모든 면에서 군민일치를 주장하였다. 농업과 공업 그리고 대외정책과 문화 등의 전 분야에서 선군은 위력을 떨쳤다. 당규약에도 선군정치는 사회주의 기본 정치방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민들의 이익에 맞게 통일하고 조직하는 것’이 정치라면 선군보다는 선민이 필요할 것이다. 김정은의 경우 인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제4장은 권력승계에 관한 논의로 제3대 세습의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설명하고 있다. 백두혈통에 정통성이 있다고 하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후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후견 권력을 강화하고 중앙당을 복원하면서 김정은을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앉혔다. 대장동지와 CNC 창조자로 자리매김을 해온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로 호칭되면서, 인민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되었다.
인민들의 삶은 시장에 달려있다. 제5장은 계획경제의 실패와 자생적 시장화 그리고 경제개혁조치 이후에 인민들의 삶의 변화를 규명하였다. 북한의 경제난은 식량문제로 이어져 농민시장을 바꾸어 놓았고 장마당이 인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바뀌었다. 김정일이 주장했던 사회주의 경제관리 개선론은 경제관리개선조치로 이어져 종합시장을 허용하게 만들었다. 북한에서는 시장의 기능이 확대되면서 경제의 60%정도를 시장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화가 진행되었다. 제6장은 시장화에 따른 인민들의 가치관의 변화와 이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화폐개혁을 살펴보았다. ‘하나는 전체를 위하고 전체는 하나를 위한다’는 집단주의는 시장화 현상으로 위기를 맞았는데, 시장의 속성으로 인민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당국은 시장을 통제하면서 ‘일심단결’이라는 정치적 재사회화를 통하여 이를 돌려놓으려 노력하고 있다. 화폐개혁도 정치·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였으나, 당국이 생각한 ‘통제 가능한 시장’은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외문제는 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제7장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외정책 그리고 남북관계와 대남정책을 다루고 있다. 김정일은 대외정책 결정에서 ‘상대방의 적의’를 과대평가하면서 북한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갔다. 핵개발은 이를 위해 필요하고 미국을 정치적 상대로 끌어들인 것도 핵이란 수단이었다. 북한의 대미정책은 미국의 클린턴, 부시, 오마바 행정부와도 유사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일은 중국을 수시로 방문하면서 정상회담을 통한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였다. 북한과 중국은 이해관계를 같이하면서 양국의 우호관계로 대미·대남 공조체제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김정일 사망 후에도 중국과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다. 대남관계에서는 2차례 남북정상회담 등 실리위주로 나아가다가,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함께 강경정책을 펼치고 있다. 제8장은 북한 핵문제의 전개과정과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마련된 6자회담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북핵문제는 제4차 6자회담에서 9.19공동선언으로 비핵화의 실마리를 마련하였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제5, 6차회담에서 2.13합의와 10.4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검증문제를 둘러싼 문제와 6개국 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로 회담은 중단되었고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제1장 북한의 정치체제와 정치문화
Ⅰ. 김정일의 군부장악과 주석제
Ⅱ. ‘고난의 행군’ 속의 유훈통치
Ⅲ. 김정일 체제의 권력구조
Ⅳ. ‘당과 인민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Ⅴ. 사회주의체제와 가치관
Ⅵ. 수령영도의 정치문화
제2장 통치이데올로기의 변용과 강성대국건설
Ⅰ. 주체사상과 방어적인 우리식 사회주의
Ⅱ. 전환기의 붉은기 사상
Ⅲ. 김정일 체제에서 강성대국건설
Ⅳ. 사회주의 강성대국건설과 선군사상
Ⅴ. 통치이데올로기의 변용과 선군사상
제3장 사회주의의 위력한 선군정치방식
Ⅰ. 군사 제일의 정치방식
Ⅱ. 선군정치의 등장과 선군정치이론
Ⅲ. 선군정치의 실현 양태
Ⅳ. 선군정치의 완성으로서 헌법과 당규약
Ⅴ. 선군정치방식의 정치·경제적 한계
제4장 권력승계와 김정은 체제 구축
Ⅰ. 북한정치에서 후계문제
Ⅱ. 후계체제의 정통성과 권력기반
Ⅲ. 당대표자회에서 중앙당 복원과 후계자 지목
Ⅵ.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김정은 이미지 부각
Ⅴ. 김정은 체제의 과제와 분석
제5장 정치·경제적 조치와 시장
Ⅰ. 경제계획의 실패와 경제난
Ⅱ. 김정일 체제 출범과 경제회복 노력
Ⅲ. 시장의 발달과정과 탈 농민시장
Ⅳ. 실리사회주의와 7.1경제관리개선조치
Ⅴ. 종합시장과 시장화 현상
제6장 시장화의 정치사회적 분석
Ⅰ. 정치사회의 변화로서 시장과 분석
Ⅱ. 국가능력 저하로 나타나는 가치관 변화
Ⅲ. 정치적 판단으로써 화폐개혁
Ⅳ. 시장화와 화폐개혁의 정치·경제적 영향
Ⅴ. 정치·경제·사회의 방향
제7장 미·중 중심의 대외정책과 대남관계
Ⅰ. 대외정책의 결정과 모델
Ⅱ.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갈등
Ⅲ. 중국과의 새로운 협력관계
Ⅳ. 남북관계와 대남정책
Ⅴ. 북한대외정책의 방향
제8장 핵문제와 6자회담
Ⅰ. 핵문제의 발단과 과정
Ⅱ. 북한의 핵개발 파문과 북?미간 공방
Ⅲ. 핵문제 해결방안과 6자회담
Ⅳ. 제4차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 채택과 경과
Ⅴ. 제5, 6차 6자회담과 진전된 합의
Ⅵ. 6자회담의 중단과 재개문제
김창희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전북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정치학석사, 박사)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 객원교수
한국정치 ․ 정보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편집이사, 총무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상임이사
한국정치외교사학회 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통일교육위원
언론중재위원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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