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David Wallace-Wells)는 ≪2050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라는 책에서 2050년 기후난민의 수가 최대 10억 명 돌파, 여름철 최고 기온이 평균 35도 이상인 도시가 970개까지 증가, 폭염으로 전 세계에서 25만 5천 명이 사망 등 지구에서 인간이 더 이상 거주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암울한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 시나리오가 실제로 실현될 수 없고 그저 재난 영화의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우리나라의 여름철 폭염과 폭우, 겨울철 한파와 폭설 등을 겪으며,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도 예외 없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류가 현재 직면한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과거의 어떤 위기와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전면적이어서 인간 실존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위기입니다.
기후과학자가 아닌 법학자, 특히 형법학자는 기후위기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이 책을 쓰게 된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필자는 그동안 환경범죄, 기업(법인)범죄, 의료범죄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환경범죄와 관련하여 현대 환경형법에 있어 보편적 법익과 법익보호의 정당성에 관한 고찰”(환경법연구 제26권 제2호, 2004.6), “환경위험의 법적 조정 가능성과 한계에 관한 고찰”(환경법연구 제28권 제1호, 2006.5), “원자력과 방사성물질등의 위험에 대한 형법적 보호”(법학연구 제45권 제1호, 2012.2), “환경범죄단속법상 형벌규정의 문제점과 개정방향”(일감법학 통권 제40호, 2018.6), “초국가적 환경범죄에 대한 우리나라 환경형법 적용과 관련된 쟁점”(형사정책 제31권 제4호, 2020) 등 관련 논문을 형사법 전문학술지에 게재했습니다. 이러한 연구 수행 중 녹색범죄, 녹색범죄학, 생태정의, 녹색법학, 지구법학 등 관련 주제에 관한 연구가 영미법계 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2019년 4월 21일 타계한 영국 변호사 폴리 히긴스(Polly Higgins)가 생태살해(ecocide)죄를 로마규정(Rome Statute)상 다섯 번째 국제범죄로 만들기 위해 활발한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관련 연구가 영미법계 국가를 중심으로 상당히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녹색범죄, 생태살해 범죄, 기후범죄 등에 대한 연구결과물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는 국내 형법학자 가운데 환경범죄를 연구하는 학자가 소수이고, 또 2019년 로스쿨 출범 후에 학문후속세대 양성의 실패로 더 이상 학문적 열정을 가지고 법학(환경형법학 포함)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적은 데서도 기인합니다.
이에 필자는 그간 환경범죄를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연구재단의 2022년 저술출판지원사업에 지원한 ‘기후위기, 환경 그리고 기후형법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 기후형법-’이라는 과제가 선정되어 3년의 연구 끝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작성한 몇 편의 논문을 형사법 전문학술지에 게재하고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면서 형법학계에 생태살해 범죄(ecocide crime), 기후범죄(climate crime), 탄소범죄(carbon crime), 기후형법(climate criminal law), 녹색범죄학(green criminology), 녹색범죄(green crime), 기후정의(climate justice), 녹색정의(green justice), 생태정의(eco justice),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 등 관련 개념을 소개하고 기후형법의 이론적 체계의 구축을 미흡하나마 시도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형법학자는 생태살해 범죄, 기후범죄, 탄소범죄 등의 개념이 모호하고 형법의 최후수단성에 배치된다는 부정적 견해를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형법의 보충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의 제시에 형법학만이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부족하나 한국 형법학자로서는 처음으로 기후범죄, 생태살해 범죄 등 관련 논의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목차]
제1장 기후형법의 이론 구축의 필요성
[§ 1] 기후위기와 기후범죄
[§ 2] 법학에서 패러다임의 변화: 인간중심적 근대 법학에서 지구법학으로
제2장 기후변화에 대한 형사법적․범죄학적․국제환경형법적 대응의 내용과 한계
[§ 3] 기후변화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의 내용과 한계
[§ 4] 기후변화에 대한 범죄학적 대응의 내용과 한계
[§ 5]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협약, 각국의 기후변화법 및 국제환경형법의 대응의 내용과 그 한계
제3장 기후형법의 범죄학적 토대로서 녹색범죄학과 지구법학의 결합
[§ 6] 환경정의, 녹색정의, 그리고 기후정의
[§ 7] 녹색범죄학과 녹색범죄의 기초이해
[§ 8] 기후형법의 범죄학적 토대로서 ‘녹색범죄학’과 ‘지구법학’의 결합
제4장 기후범죄에 대한 기후형법의 대응
[§ 9] 초국가적 환경오염에 대한 기후형법의 대응
[§ 10] 탄소시장에서 탄소배출권 관련 범죄와 대응
[§ 11] 국제형사재판소(ICC) 관할 국제범죄로서 ‘생태살해(Ecocide)죄’의 신설
[§ 12] ‘생태살해(Ecocide)죄’ 심리법원으로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한계와 대안
[저자약력]
▪김 재 윤(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업범죄, 환경범죄, 의료범죄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형사법 학자이다. 특히 2015년 출간한 단행본 《기업의 형사책임》은 기업(법인) 범죄능력 인정을 위한 이론적 탐구의 결과물로 2016년도 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출간한 《기업범죄예방과 준법지원인제도》는 기업범죄예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제도를 형사법적 시각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 2021년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2021년부터는 기후위기와 기후형법의 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그는 2004년 9월 1일 인제대학교 법학과 조교수 임용을 시작으로 2019년 8월말까지 12년간 근무하던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떠나 현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원장 직무를 수행하며 변호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상품문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