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법에 호주제를 비롯한 가부장제와 유교 사상에 기반한 규정이 지배적이었고, 이는 상속법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경제적 발전은 가치관의 변화를 수반하여 부부와 자녀의 가족 관계에 직접적으로 강한 영향을 주었다. 이에 따른 민법전의 개정은 주로 친족법에 집중되어, 현행 친족법은 제정 민법의 친족법과 판이하게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남녀평등’ 그리고 ‘미성년자녀의 복리’라는 가치는 무엇으로도 양보될 수 없는 친족법 최고의 이념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전히 친족법에 봉건적 잔재를 탈피하지 못한 흔적이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법률효과 측면에서 이미 소멸된 적서의 구별이 형식적으로는 온전히 남아있다. 과학적으로 부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 확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규범적으로 정하기 위해서 혼인 중의 자녀와 혼인외의 자녀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특히 자녀에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혼외자’라는 일종의 사회적 낙인이 태어나면서부터 찍히는 폐단은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또한 성과 본에서 남성중심주의와 강한 혈통주의를 취하여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기 위해서는 혼인 전부터 부부의 협의가 이루어져야만 하고, 일반양자는 법정혈족인 양부모의 성과 본으로 변경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부와 같이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제3자의 성과 본을 자녀가 따를 수 있도록 법원이 허가하는 것은 이른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한 기만적인 제도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형식적인 남녀평등과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구현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면, 21세기 중반으로 나아가는 이 시점에는 남아있는 구태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진정한 남녀평등과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가족제도를 실현하여야만 한다. 이를 위한 개인적인 노력으로서 미미하지만,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친족법과 달리 상속법에서의 입법적 개선은 지난 세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경제 규모의 급격한 팽창에 따라 상속에서의 분쟁이 점증하고 있으나, 상속법은 절대적으로 조문의 숫자가 적어서 민법 규정만으로 상속에 관한 모든 법률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입법의 불비를 보완하는 상속법에 관한 중요한 대법원 판례가 속속 나오고 있고 헌법재판소도 상속에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어서, 이 책을 집필하는 중에도 이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출판이 다소 지연되었다. 상속법에서 전근대적인 구태는 일소하였으나, 상속채권자보다 상속인의 이익을 더 보호하는 경향은 지양되어야 한다.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집행자를 두어 상속재산으로부터 상속채무를 먼저 변제하고, 잔여 상속적극재산이 있는 경우에만 상속의 승인 여부나 상속재산 분할을 진행하는 체계적인 개혁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또한 유류분의 산정과 반환에 관해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세부적으로 입법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도 상속법의 향후 과제라고 생각된다.
제1편 서론
Ⅰ. 가족제도
Ⅱ. 친족상속법의 법원
Ⅲ. 친족상속법의 제정과 개정
Ⅳ. 친족상속법의 기본원리
Ⅴ. 친족상속법의 특성
Ⅵ. 친족상속법의 분쟁 해결
Ⅶ. 친족상속법의 향후 과제
제2편 친 족
제1장 총 칙
제2장 가족의 범위와 자녀의 성과 본
제3장 혼 인
제4장 부모와 자
제5장 후 견
제6장 부 양
제3편 상 속
제1장 상 속
제2장 유 언
제3장 유 류 분
약력/소개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공학사
충북대학교 대학원 공학석사(정보통신공학 전공)
충북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정보통신공학 전공)
국립 경상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사법시험, 행정고시, 변호사시험 위원
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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