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2013년에 100일 동안 자동차로 유럽을 여행했고, 6개월 동안(일본 나라를 출발하여 한국과 중국, 중앙아시아, 이란, 코카서스,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까지) 오아시스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했다. 특히 실크로드 여행은 저자가 30년 넘게 꿈꾸어 오던 계획이었다. 그 결과물이 2014년 자동차생활사에서 나온 <부부가 함께 떠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과 2015년 한림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실크로드 문명기행 1, 2>다. 이 세 권의 책은 저자가 유럽과 실크로드 여행 중에 만난 인류문화유산을 보고 느낀 소감을 일반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여행기이다.
한편으로, 저자는 여행이 인류문명에 끼친 영향을 중심으로 전문학술서적을 만들고 싶었다. 이 책은 원래는 여행과 문명 관련 전문가 집단과 이 분야의 학술교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술했다. 이번에 제3판을 내면서 일반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바꾸고, 서술방식도 일반 교양도서에 맞도록 수정했다. 또한, <삼국사기>와 조선 사대부들의 금강산과 지리산 유람록, 박지원의 <열하일기>, 이제현의 중국 오지 여행詩, 일본 승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 등의 분석을 통해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그리고 조선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여행 성향도 추가로 보강했다. 유럽 여행과 실크로드 여행은 관광을 전공하는 저자에게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깨달음은 우리 인류의 문명이 사람들의 이동, 즉 여행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책을 통해서는 그런 사실들이 명확하게 와닿지 않았는데, 실제 여행을 통해서 저자 눈으로 직접 보고 비교하면서 확실하게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박지원이 청나라 북경에 가서, 선진문물을 본 후에 실학에 대한 구체적인 확신을 갖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 문명은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탄생한다. 그 사람의 직업이 상인이든, 종교인이든, 사신(외교관)이든, 왕이나 군인이든, 예술가이든, 탐험가이든, 일반인이든 상관없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게 되면, 거기에는 새로운 문화가 교류하게 마련이고, 그런 문화가 쌓이고 쌓여서 문명이 된다. 저자는 실크로드를 따라 가면서 불교 석굴과 이슬람 사원, 그리고 기독교 수도원을 보면서 그런 문명교류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세계의 3대 종교인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서로 교류하면서 융합도 하고, 충돌하기도 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본 나라를 출발하여 한국과 중국, 중앙아시아, 이란, 코카서스, 터키, 그리스를 거쳐 로마에 이르는 여정은 그런 융합과 충돌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본, 한국, 중국 신장 직전까지는 불교의 모습이 보인다. 신장부터 중앙아시아, 이란, 터키에는 이슬람이 보인다. 코카서스와 그리스, 로마에는 기독교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종교의 접경지대에는 두 종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모습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명교류 현상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또한 왕이나 장군들의 원정여행도 인류문명의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동서양 문명이 충돌한 페르시아전쟁, 대승불교에 큰 영향을 끼친 간다라문명을 낳은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 유목민족과 농경 정착민족의 충돌인 칭기즈칸의 서방원정, 기독교 유럽인과 이슬람 아랍인의 충돌인 십자군원정, 제지술을 이슬람과 유럽 세계에 전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고선지 장군의 중앙아시아원정 등도 중요한 원정여행에 속한다.
정복전쟁을 위한 원정여행 외에도, 사람들은 생존 그 자체, 즉 보다 더 나은 주거지와 농경지 또는 목초지를 찾아 이동(여행)했다. 새로운 나라와 교류를 하기 위한 외교활동이나 상품을 사고팔기 위한 무역활동을 위해, 새로운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한 문학과 예술활동을 위해,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나서는 탐험을 위해서 여행을 떠났다. 여행은 이처럼 여행자의 다양한 동기를 통해서 인류의 문명 발달에 촉매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의 구성은 어떻게 되었는가? 먼저 제1장에서는 여행사(史)에 큰 획을 그은 여행을 중심으로 여행의 역사를 정리했다. 제2장에서는 외교사절들의 여행을 소개했다. 제3장에서는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떠난 종교인들의 여행을 설명했다. 제4장에서는 다른 나라 상인들과의 교역을 위해 여행을 떠난 상인들의 여행을 살펴보았다. 제5장에서는 창작을 위한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여행을 소개했다. 제6장에서는 탐험가들의 여행과 인류의 우주여행을 다루었다. 제7장에서는 다른 나라를 정복하기 위한 원정 여행을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제8장에서는 인간의 이동을 따라 전파된 전염병이 인류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소개했다.
제1장 여행의 역사
제1절 인류 여행의 역사
제2절 삼국시대 한국인의 여행
제3절 고려시대 한국인의 해외여행
제4절 조선시대 한국인의 금강산여행
제5절 조선시대 한국인의 지리산여행
제2장 외교와 여행
제1절 견당사의 중국여행과 선진문명의 수입
제2절 고대 일본인의 중국여행과 재당 신라인의 역할
제3절 조선 사행단의 중국 여행-박지원의 열하일기
제4절 조선 사행단의 일본여행-조선통신사
제5절 중국 연행사와 일본 통신사의 여행 특성 비교
제3장 종교와 여행
제1절 구법승들의 여행과 불교의 전파
제2절 이슬람 왕조의 동서원정과 이슬람 문명의 전파
제3절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의 동방 전파
제4장 상거래와 여행
제1절 실크로드 무역의 주인공, 소그드 상인과 아라비아 상인
제2절 조선시대 홍어장수 문순득의 해외여행
제5장 문화예술과 여행
제1절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
제2절 남태평양 타히티를 사랑한 화가, 폴 고갱
제3절 집시 음악가들의 여행이 창조한 유럽 음악
제4절 일본 우키요에의 여행이 창조한 인상파 그림
제5절 조선 도공의 슬픈 여행이 창조한 세계 최고의 도자기
제6장 탐험과 여행
제1절 생명의 기원을 밝힌 찰스 다윈과 비글호의 여행
제2절 중앙아시아 탐험과 실크로드의 악마들
제3절 지구를 벗어나고픈 인간의 우주여행
제7장 원정 전쟁과 여행
제1절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과 간다라 불상의 탄생
제2절 칭기즈칸의 서방원정과 동서문명 융합
제3절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충돌한 십자군전쟁
제8장 전염병과 여행
제1절 흑사병의 전파와 여행
제2절 천연두의 전파와 여행
제3절 콜레라의 전파와 여행
제4절 인플루엔자의 전파와 여행
제5절 코로나19의 전파와 여행
호주 시드니공대(University of Technology Sidney)에서 관광레저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정년 은퇴 후, 현재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KoSanJa TV)와 여행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주말을 이용한 국토종단 도보여행>, <부부가 함께 떠나는 유럽자동차여행>, <실크로드 문명기행 1, 2> 등 2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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