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보니 갑자기 한국의 이웃이 된 국가가 있었으니 바로 베트남이다. 한국의 전통적 이웃 국가는 인접국가인 중국과 일본이다. 이들 국가는 수천년 동안 우리와 영향을 주고받았다. 지금도 교역액(수출+수입), 결혼이민자수, 국내 체류자수, 거주 한국국적자수, 연간 방문자수에서 상위권이다. 당연하다. 바로 옆에 있으니까. 그런데 베트남은 교역액이 일본보다 많은 3위이고, 누적 결혼이민자와 국내 체류자는 중국 다음인 2위이고, 거주 한국국적자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은 4위이다. 그리고 한국-베트남 간 하루 비행기 편수는 약 130편이 있고 연간 약 4백만명의 한국인이 베트남을 방문한다. 이런 베트남이 이웃 국가가 아니라면 어떤 국가가 이웃 국가일까?
경제협력과 인적교류의 심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예전의 월남이 어느 순간 우리 이웃 베트남으로 다가왔으나 우리는 베트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중국과 일본은 수천년간 우리의 이웃이었기에 노력하지 않아도 역사적 사건,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지식은 터득하게 된다. 그런데 베트남은 머나먼 국가로 한국과 역사적, 문화적 접점이 없고 그나마 베트남전 종전~1992년 수교까지 교류도 단절되었다. 베트남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2021년 신설된 주베트남대사관의 재정경제금융관 공모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필자는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베트남’, ‘경제’, ‘금융’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모든 책을 훑어보았다. 좋은 책도 여러 권 있었으나 아쉽게도 베트남의 경제와 금융에 관해 필자가 원하는 정보를 담은 책은 없었다. 정보를 책으로 구할 수 없으니 여기서부터 시험 준비는 ‘맨 땅에 헤딩하기’로 변했다. 기재부, 금융위, 산업부, 국세청, 관세청, 국토부 등 경제부처의 10년치 보도자료, 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조세재정연구원 등 연구원 자료, 외교부 및 코트라의 개황 자료,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기본자료를 축적하고 베트남 주재관 경험이 있는 공무원에게 지식 구걸에 나섰다.
어떻게 운이 좋아서 초대 재정경제금융관이 된 후에도 지식, 정보, 자료의 부족은 늘 고민거리였다. 어떤 자리이든 초대는 업무를 개척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통계/정보/뉴스/법령 수집 파이프라인을 뚫어 놔야 한다. 베트남에서도 정보가 어딘가에 숨어 있어서 대항해시대에 해도를 처음 그리는 심정으로 미지의 바다를 헤매고 다녔다. 1년차, 2년차에 접어들면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업무를 하다 보니 필자만의 관점이 생기고 정보가 쌓이게 되었다. 한국에서 온 손님들이 필자의 작은 견해와 정보를 재미있게 듣는 것도 여러 번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3년 차에 접어들어 귀국이 눈에 보이게 되자 이렇게 쌓아 올린 모든 것을 그냥 날려 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래서 필자가 아는 베트남 경제, 금융, 역사, 사회, 정치, 외교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아 보기로 했다. 금융회사 직원, 기업 주재원, 교민, 기업인, 공무원, 연구원, 일반인 등 이런 베트남 정보가 필요한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도 정보가 산재되어 찾기가 어렵다. 책을 쓰려고 결심하니 베트남의 경제와 금융에 대해 더욱 공부하게 되었고 기업인, 금융인, 교민 등과 많은 토론도 하게 되었다. 책을 쓰게 된 것이 재정경제금융관 업무에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토론을 하다 보니 기업인, 금융인, 교민들이 얼마나 베트남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쓰면서 수없이 이분들을 떠 올렸다. 삼성, LG, 현대, 효성, 포스코, 롯데, 한화, 대우건설 등 9,000여개의 한국 기업과 신한, 우리, 하나, 국민, 농협, 한화, 미래에셋, 한국투자, DB손보, JB증권, 산업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나이스평가, 신용보증기금, 롯데카드 등 46개 금융회사가 베트남에서 지금보다 더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이제 곧 3년의 외교관 업무를 무탈하게 끝내고 한국으로 복귀하게 된다. 외교관 업무는 필자가 그동안 해왔던 업무와는 조금 상이했다. 필자는 25년차 공무원이지만 외교관으로서는 초보였다. 이 초보 외교관은 운 좋게도 세 분의 정통 직업 외교관 -외교부 차관보를 역임하신 최영삼 현 대사님, 외교부 2차관을 거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되신 오영주 전 대사님, 자타공인 베트남 전문가인 박노완 전전 대사님- 을 대사님 겸 스승님으로 모시고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3년 동안 같이 지냈던 베트남 대사관 식구들도 모난 곳이 없는 유능한 분들이었다. 필자가 무탈하게 초대 재정경제금융관 업무를 수행하고 책까지 쓰게 된 것은 모두 이 분들 덕이다.
책을 완성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6개월 동안 주말마다 대사관으로 사라진 아이 아빠를 추노(推奴)하지도 못하고 본인 업무를 하면서 독박 육아도 함께 했던 아내 김연주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아울러 필자의 사랑이요 자랑인 용훈이와 혜정이가 먼 훗날 성장한 후 행복하게 살면서 아빠의 책을 한 번 읽어 봤으면 좋겠다.
제 1 장 베트남에 대한 기본 지식 탑재
1. 베트남의 역사
2. 베트남 사회: 교육열, 개방성, 대기오염
3. 베트남의 정치체계
4. 베트남의 대외관계: 외교의 달인-대나무 외교
5. 베트남 공무원
제 2 장 한국과 베트남
1. 한-베 간 경제적 교류
2. 한-베 간의 인적 교류
3.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제 3 장 베트남의 산업과 베트남 기업 개관
1. 정보 기술(IT)-FPT
2. 소 재
3. 부동산 개발
4. 자동차
5. 항 공
6. 통 신
7. (필수)소비재
8. 에너지
9. 소매/유통
10. 금융회사
11. 베트남의 상위 10대 우량기업
12. 베트남의 상위 10대 우량 민간기업
13. VN 30 지수 베트남 기업
제 4 장 베트남의 거시경제
1. GDP 성장률: 고도성장경제
2. 물가: 적절히 안정적으로 통제
3. 기준금리: 경기 상황에 따라 급격히 변경
4. 환 율
5. 무역수지
6.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7. 재정수지 및 공공부채
8. FTA와 시장경제 지위
9. 신용등급
제 5 장 베트남의 금융과 한국 금융회사의 진출
1. 은 행
2. 보 험
3. 금융투자
4. 파이낸스사(비은행 신용기관)
5. 신용정보(Credit Bureau)
6. 신용평가(Credit Rating)
제 6 장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전략 방안
1. 분석 배경
2. 베트남이란 국가 측면에서의 성공 원인
3. 한국계 금융회사 모범 진출사례(개별 금융회사의 성공 원인)
4. 종합: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전략 방안
부록 베트남어 학습에 관한 조언
1. 베트남어의 특징
2. 베트남어 학습법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美 UCLA MBA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관세청, 해군(장교) 등에서 근무한 25년차 공무원
현재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초대 재정경제금융관(공사참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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