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6년 공정거래법에 처음 도입된 대기업집단에 대한 규제제도는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며,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핵심적인 제도로 정착해오고 있다. 소위 재벌의 가공자본을 통한 무리한 계열확장과 중복ㆍ과잉투자로 인한 국민경제적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계열회사 간 상호출자, 순환출자, 채무보증 등은 이제 거의 해소되었다. 재무구조도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건전화되었고, 경영의 투명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이후 대기업집단 규제는 부당 내부거래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를 통한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세습 방지의 방향으로 그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일반집중과 소유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집단에 대해 직접적이고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입법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시장행태가 아닌 규모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사전적 규제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배경으로 그동안 끊임없는 논쟁이 이어져 왔다. 특히 공정거래법 하위법령의 개정을 통해 각종 신고ㆍ공시제도의 적용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ㆍ강화되고, 위반시 형사처벌의 위험에 노출됨으로써 대기업집단 수범자의 규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 지 3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당초 재벌의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해 도입된 대기업집단정책이 그동안 어느 정도의 성과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되살펴 볼 필요가 있다. 당초 재벌의 비합리적 행태를 규제하려던 대기업집단 규제의 목적이 혁신산업 중심의 신흥 빅테크 대기업집단에도 그대로 유효한 것인지, 자산규모만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기업의 자유와 창의에 기반한 경영활동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것은 아닌지도 검토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경제의 글로벌화ㆍ디지털화로 시대적 환경이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재벌에 대한 부정젓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오늘날 모든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편파적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추하고, 대기업집단의 새로운 의미와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 착안하여 본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규제의 내용과 운용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지정기준 등의 합리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개선방안으로서 바람직한 대기업집단 규제의 범위와 체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특히 대기업집단의 조직과 지배구조, 그리고 계열회사의 운영상황 등에 관한 실증분석과 규제법리의 해석은 대기업집단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규제의 합리성과 실효성을 제고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일인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기업집단 지정절차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실효성 있는 정책제안으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참고로 본서의 조문 인용은 2021년 12월 30일 시행 예정인 공정거래법과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기준으로 하였다.
제1장 서 론
제2장 대기업집단 규제 일반론
제3장 대기업집단 규제의 주요 내용과 문제점
제4장 대기업집단 규제에 대한 심층분석: 법경제학적 관점
제5장 대기업집단제도 개선방안
제6장 결 어
신현윤
Universitä Freiburg i. Br. (Dr. iur.)
(전)한국경쟁법학회 회장
(현)연세대학교 명예교수
(현)한국공정경쟁연합회 회장
(현)한국경쟁포럼 회장
홍명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박사, Ph. D)
(현)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현)공정거래위원회 정책자문위원
(현)한국경쟁법학회 부회장
강상엽
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Law (J.S.D. / 법학박사, LL.M. / 법학석사)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법학과
(현)북경대학교 국제법학원 교수
European Corporate Governance Institute (ECGI), Research Member
변호사 (미국 뉴욕주)
CFA, F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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