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가 도해측량을 전담한다는 법 조항이 어디 있나요”

내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지인의 위 질문 때문이었다.

지적(地籍)과 이를 규율하는 제도는 용어도 어렵거니와 기술적인 사항이 많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어렵다. 특히 지적 관련 용어들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진 일본식 한자를 그대로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점은 지적 업무에 종사하는 지적공무원, 지적측량수행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대한지적공사 시절부터 사내변호사로서 지적 관련 소송을 해왔으나, 소송 수행에 도움이 되는 문헌 등을 찾으려고 해도 이 부분은 워낙 독보적인 분야라서 그런지 제대로 길라잡이가 될 자료가 없었다. 종종 지적측량 판례집, 지적법령 서적, 논문 등이 눈에 띄긴 했으나 판례들을 범주로 묶어 나열하거나, 법령의 조문들 위주로 설명하거나, 또는 쟁점들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였다.

그리하여 내가 대한지적공사 시절부터 사내변호사로서 지적 관련 소송을 해오면서 직접 수행하거나 찾았던 자료들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로 결심하였다.

이 책은 지적과 관련하여 법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지적인들 그리고 법조인들에게 지적과 관련한 법적 문제 전반을 이해시키고, 소송에서 어떠한 점들이 쟁점이 되고 있는가를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내용은 지적의 이해, 지적 소송의 형식 및 관할, 피고, 손해배상청구소송, 지적 업무 관련 형사 분쟁, 기타 지적 관련 법적 문제 등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적의 이해 부분에 많은 내용을 할애하여, 지적의 의의, 지적측량의 의의, 지적측량 적부심사, 등록사항정정, 지적재조사, 지적측량수행자의 변천, 지적관계 법령 및 행정규칙 등 항목별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관련 법적 쟁점들을 충실하게 설명하였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지적 소송도 결국은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적 업무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소송 형태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므로, 해당 장에 손해배상책임의 요건, 손해액의 산정, 소멸시효, 부제소특약 등의 항목을 나누어 상세한 설명을 하였다.

더불어 마지막 장에서는 지적 업무와 관련이 되는 실무상의 법적 문제들을 확정판결에 의한 분할, 점유취득시효, 분묘기지권, 개인 소유 토지가 도로로 이용되는 경우의 법적 문제, 맹지의 통행로 이용을 위한 권리, 지적측량 위한 토지출입 방해에 대한 법적 대응, 감정측량, 이해관계인의 범위,농지개혁법에 따른 농지 소유권의 귀속, 금양임야 및 묘토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실무적인 쟁점을 설명하였다.

이로써 지적과 관련된 법적 쟁점에 관하여는 이 책에서 모두 망라하여 다루고 있다고 감히 자부해 본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는 설명의 근거로서 일반 서적이나 논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하급심 판결을 포함한 최신의 판례, 헌법재판소 결정례, 행정규칙, 주무기관의 유권해석 등 다양한 자료들을 풍부하게 인용하였다. 또한 기존의 다른 지적 관련 서적과는 달리 일제강점기 토지조사사업 당시부터의 지적업무에 대한 법적 근거 및 관련 문서 등을 세세히 들어 설명하였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제1장에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다.

유명한 과학자가 천문학에 관하여 강연을 하였다. 그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또 태양이 은하계 중심을 도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었다. 강연 마지막에 한 중년 여자가 일어나서 말했다. “당신이 말한 건 쓰레기요. 세상은 거대한 거북이 등에 떠받쳐져 있는 납작한 접시라오.” 과학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면 거북이는 무엇 위에 서 있는 거죠” “영리하군, 젊은이, 아주 영리해.” 그 중년 여자가 말했다. “아래로 계속 거북이들이 받치고 있는 거지!”

그 여자가 말한 거북이들이 기만의 거북이인지 무지의 거북이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이 에피소드를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진실을 부정하는 논리를 일부러 만들어 내려 하고,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그에 부합하는 논리만 생각해낸다는 것(심리학에서는 확증편향이라고 한다)에 대한 예시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으로는 소송에서는 어느 쪽이든지 그러한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법조인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논리에 기하여 판단할 수 있는 미덕을 가져야 하고, 그만큼 그러한 판단을 하기가 힘든 것 같다. 특히 생소하고 특별한 분야에서는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지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이 지적측량을 수행하거나 지적 업무에 따른 민원을 해결하려는 측량자와 지적공무원, 지적 소송을 진행하는 법조인, 그리고 지적측량 성과에 관심을 가지는 토지소유자 등에게 실무에서 중요한 지침서로 쓰일 것을 기대한다.

맨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제1장 제2절에 있는 지적측량의 분류 부분에서 찾아보시기 바란다.

제1장 지적의 이해

제1절 지적의 의의
제2절 지적측량의 의의 
제3절 지적측량 적부심사 
제4절 등록사항정정 
제5절 지적재조사 
제6절 지적측량수행자의 변천 
제7절 지적관계 법령 및 행정규칙  

제2장 지적 소송의 형식 및 관할

제1절 소송의 형식
제2절 관 할 
제3장 피 고
제1절 서 설 
제2절 피고가 될 수 있는 자 
제3절 공동불법행위 

제3장 피 고

제1절 서 설 
제2절 피고가 될 수 있는 자
제3절 공동불법행위 

제4장 손해배상청구소송

제1절 손해배상책임의 요건 
제2절 손해액의 산정 
제3절 소멸시효 
제4절 부제소특약  

제5장 지적 업무 관련 형사 분쟁

제1절 경계표 훼손에 대한 형사책임 
제2절 지적측량도면 허위작성시의 형사처벌  

제6장 기타 지적 업무 관련 법적 문제

제1절 확정판결에 의한 분할신청시 지적소관청의 분할거부의 적법성 
제2절 부동산 점유취득시효 
제3절 분묘기지권 
제4절 개인 소유 토지가 도로로 이용되는 경우의 법적 문제 
제5절 공로로 통하지 않는 맹지의 통행로 이용을 위한 권리
제6절 지적측량 위한 토지출입 방해에 대한 법적

1990.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사
2000.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석사(경제법)
2002. 제44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제34기)
2005. 2. ~ 2006. 2. 안세법률사무소 변호사
2006. 3. ~ 현재 한국국토정보공사 사내변호사
2013. 2. ~ 2016. 2. 행정안전부 법률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