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일부 국가에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는 등 해결의 단초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문제해결의 길은 아직도 멀고, 모두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건강과 경제적 고통을 겪으며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학계와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많은 혼란 가운데 학회와 강의도 온라인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상황에서도 한국경쟁법학회는 학문연구와 학술행사의 노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춘계학술대회에 이어 하계, 추계 및 동계학술대회 등 금년에만 4차례의 정기학술대회를 웨비나 형식으로 연달아 개최하여, 보건과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경쟁법 원리를 개척해왔습니다. 특히 세계적 화두로 부상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대응방안에 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하계 및 동계학술대회에서 심도있는 논문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진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많은 산업이 온라인화, 플랫폼화되는 추세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이제 개개인에게 평범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이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편리함이 큰 반면, 경쟁법적 관점에서는 다양한 경쟁제한 내지 불공정성의 우려를 최소화하여 소비자후생과 경제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도록 하는 방안이 절실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자리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하여 논의했지만 이제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거대한 글로벌 플랫폼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의 대응은 나라별 사정에 따라 다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적으로 드물게 자국 온라인 플랫폼들을 발전시켜온 우리나라가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쟁법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고, 그 중심에서 우리 학회와 학회원들의 열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우리 학회가 지난 한 해 동안 위기극복과 발전의 지향점을 탐구하고 제시하여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법학회원들께서 적극 참여해주셔서 얻은 성과였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구체적으로, 하계학술대회에서는 “플랫폼 분야 반경쟁행위 유형 및 주요쟁점”을 주제로 온라인 플랫폼의 현 주소와 부작용을 점검하였습니다.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동의의결제도의 평가와 향후 개선방향”을 주제로 택하여 도입된 지 10년이 된 동의의결제도의 합리적 개선 및 발전방향을 논의하였습니다. 동계학술대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구체적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심도있게 토론하였고,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심사지침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의 내용에 대하여 광범위한 논의를 전개하였습니다. 모든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와 토론을 맡아주신 전문가들께서 법학과 경제학까지, 이론과 실무를 종합하여, 나아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아우르는 시야에서 깊이있는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해주신 것은, 우리 경쟁법학회의 저력을 보여주신 것이었습니다.
 이번 경쟁법연구 제42권 특별논단에는, 춘계학술대회 이후 3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보석 같은 논문 3편을 실었습니다. “플랫폼의 시장획정과 시장지배력에 관한 쟁점”(서정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공정거래법상 온라인 유통플랫폼 사업자의 착취남용행위에 대한 금지의 필요성”(정주미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책임연구원), “디지털경제에서의 기업결합과 동의의결제도 활성화방안”(이민호 김ㆍ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입니다. 학술대회 발표문에 현장토론의 결과를 더하여 가다듬은 글로, 학문연구와 실무에 지대한 공헌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어진 일반논단에는 학회원들이 평소 연구에 임한 성과물들을 엄선하였습니다. “공정거래법상 독행기업의 법리에 관한 연구 – SKT와 CJ헬로비전 및 LGU+와 CJ헬로 간 기업결합을 중심으로”(한양대학교 이호영 교수), “국내 경쟁법 절차에 비밀유지권 도입 검토 – 일본의 제도를 중심으로”(김효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조선업에서의 부당한 하도급대금결정행위 –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를 중심으로”(조혜신 한동대 법학부 부교수, 임수영 한동대 법학부 재학생), “미국 연방대법원의 American Express 판결의 문제점 검토”(배진철 부산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독일 경쟁제한방지법 제10차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독점규제법상 시사점”(유영국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연구센터 연구위원), “영국의 시장조사제도에 관한 연구 –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대한 시사점을 포함하여”(류시원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등입니다. 이들 논문들은 모두 편집위원회가 선정한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객관적 심사를 거쳐 게재 결정을 받은 글들로, 국내외를 망라하여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업적을 담고 있어, 우리나라 공정거래법학계의 높은 수준과 연구성과를 보여줍니다.
 우리 생활 전반에 심대한 어려움이 덮치고 있는 요즘, 학문연구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시기를 맞아 오히려 예년보다 많은 학술행사와 연구성과가 가능했던 것을 이번 경쟁법연구 게재논문을 통해 확인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귀중한 연구성과를 보내주신 저자들과 학술대회 토론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전례없는 온라인 학술대회를 연이어 준비하느라 애써주신 경쟁법학회 심재한 연구부회장님(영남대학교 교수), 김윤정 연구이사님(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그리고 서정 연구이사님(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을 비롯한 집행임원들의 노고와 학문에 대한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임용 총무이사님과 박준영 총무간사님, 그리고 배수정 조교님의 노고에도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다른 집행임원들의 노력도 함께 하였음은 당연합니다.
 이 모든 노력이 경쟁법연구 학술지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황태희 경쟁법연구 편집위원장님(성신여자대학교 교수)과 6분 편집위원님들의 노고에 힘입은 것이었습니다. 특히 바쁜 와중에도 논문 하나하나마다 꼼꼼하고 공정한 심사를 해주셔서 논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주신 익명의 다수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경쟁법연구 제42권이 나오기까지 전과 마찬가지로 조혜신 편집이사님(한동대학교 교수)께서 논문 접수, 심사의뢰, 편집위원회 개최, 게재 여부 결정 및 편집 등 복잡하고도 고된 일을 세심하게 진행해주셨습니다. 편집위원회에 참여하고 공헌해주신 여러분들의 수고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경쟁법연구 제41권이 그 결실의 증거물로 영원히 남을 것으로 믿습니다.
 춥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과 발전의 싹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건강한 가운데 행복이 함께 하는 연말을 맞으시도록 기원합니다. 

[특 집 논 단]
플랫폼의 시장획정과 시장지배력에 관한 쟁점 / 서　정
공정거래법상 온라인 유통플랫폼 사업자의 착취남용행위에 대한 금지의 필요성 / 정주미
디지털경제에서의 기업결합과 동의의결제도 활성화방안 / 이민호

[일 반 논 단]
공정거래법상 독행기업의 법리에 관한 연구 - SKT와 CJ헬로비전 및 LGU+와 CJ헬로 간 기업결합을 중심으로 / 이호영
국내 경쟁법 절차에 비밀유지권 도입 검토 - 일본의 제도를 중심으로 / 김효성
조선업에서의 부당한 하도급대금결정행위 -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를 중심으로 / 조혜신ㆍ임수영
미국 연방대법원의 American Express 판결의 문제점 검토 / 배진철
독일 경쟁제한방지법 제10차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독점규제법상 시사점 / 유영국
영국의 시장조사제도에 관한 연구 -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대한 시사점을 포함하여 / 류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