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세계사에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문치(文治)를 실현한 나라였습니다. 권력투쟁은 정교한 논리와 문학적 완성도를 갖춘 글과 문장을 통해서만 이루어졌으며,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권한도 칼이 아닌, 오로지 사대부의 붓 끝에서만 나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선은 동시대 지구상에 존재한 그 어느 나라보다도 세련된 민주정치를 구현한 나라였습니다. 나라의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공론화되어 사대부라면 그 누구라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으며, 이 모든 것들은 공개된 장(場)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었습니다. 주권(主權)은 온전히 임금에게 있었으나,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금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남용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당쟁”은 위와 같이 조선이 이룩한 “문치”(文治)와 민주주의가 작동되는 절제된 메커니즘이었습니다. 때로는 정치보복의 성격을 띠기도 했고, 이에 따라 때로는 패자에게 가혹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에도 “문치”(文治)와 “민주주의”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습니다. 우리가 “당쟁”이 갖는 의의와 가치를 결코 폄하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은 조선의 사대부들이 벌인 당쟁에 대해 맹목적인 찬사를 보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당쟁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아울러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가하는 데에 집필의 목적이 있을 뿐입니다.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만큼 어리석은 자는 없기 때문입니다.
제1장 사화(士禍)에서 잉태된 당쟁(黨爭)의 씨앗
- 왕권에 도전한 대간(臺諫) 권력을 기소하다 -
제2장 사림(士林)의 첫 번째 제물, 유자광- 학사루 현판 소각 사건 -
제3장 나는 분열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언적(李彦迪) 전처(前妻)의 사기사건 -
제4장 서인의 대반격, 인조반정(仁祖反正)-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되어야 하는가 -
제5장 권력쟁취보다 어려운 권력의 파이 나누기- 이괄의 실패한 두 번째 반역 -
제6장 윤선거의 죽음, 리얼 서바이벌 당쟁의 시작- 윤선거의 “죽지 못한 죄” -
제7장 집안싸움이 당파싸움으로
- 「가례원류」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노론과 소론의 진검승부 -
제8장 송시열, 그대의 목에는 칼이 안 들어간답니까?
- 이경석을 향한 송시열의 잔혹한 비난 -
제9장 송시열과 노론, 조선을 삼키다- 신임사화(辛壬士禍)를 중심으로 -
변호사 박 지 훈
․ 대원외고,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수료(35기)
․ 전, 법무법인 지평
법무법인 광장
․ 현, 사단법인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사단법인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법무법인 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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