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공동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부분의 일본인은 잘 모른다고 답할 것이다. 솔직한 대답이다. 이에 대해 ‘공부 좀 해라’고 질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애초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정보가 적고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의 지역 공동체에 대해서는 관련 서적이 많이 발행돼 있고 신문 등 언론을 통해 관련 정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알게 모르게 그 존재에 익숙해진다.
앞에서 언급한 두 공동체는 이미 결성되어 있다. 반면에 ‘아시아 공동체’는 결성에 이르기까지 길이 멀다. 그리고 그 공동체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다.
그러나 글로벌화가 진행된 오늘날 아시아지역 통합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에는 찬성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여러 나라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시아 공동체’ 결성을 위한 움직임이 아시아 각국의 정부에서 구체화되었냐 하면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한 상태다. 정치 이외 분야로는 아시아 관련 학회, 학술단체에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것은 학술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더욱이 일반시민이 참가하는 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다.
‘아시아 공동체’를 둘러싼 상황이 이런 정도이다 보니 특별히 관심을 가져온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업무 차 만났던 ‘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사람들은 지금까지 만났던 공무원이나 학자들이 하는 것과는 방법이 아주 달랐다. 정치나 경제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교육 분야에서 ‘아시아 공동체’를 모색하고 있었다. 국가는 주로 정치·경제에 의존하면서 국익을 꾀한다. 문화와 교육을 대상으로 하여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우회하는 것이 아닌가. ‘아시아 공동체’를 교육과 문화의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경제와 경쟁사회를 모르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모르는 소위 학자기질을 가진 사람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기업의 창립자라고 하니 갑자기 그 사람과 그 ‘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흥미가 솟구쳤다.
‘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목적으로 설립된 원아시아재단을 방문하여 사토요지(佐藤洋治) 이사장으로부터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시간 정도 들었다. 사토 이사장은 ‘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위한 활동과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아시아 공동체’의 이상에 대해서 말했다. 아시아 공동체의 형태는 여러 형태가 있어도 된다는 내용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또 21세기에 실현될지 말지도 모른다는 터무니없다 싶은 계획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대한 계획에 놀랐다. 한편으로 중일관계와 한일관계 등 일본이 여러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아시아 공동체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또 아시아의 여러 지역은 유럽과 일본에 의해 식민지 지배를 받는 등 과거의 역사가 복잡하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사람들은 ‘아시아 공동체’라는 말만 들어도 실현이 어렵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사토(佐藤) 이사장은 남들이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거대한 테마를 포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실행해 나가는 리더라는 것을 일을 같이 하면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끝까지 밀고 나가는 정열도 남달랐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를 바꿔나가는 움직임에 대해 처음부터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폭력일지도 모른다.
사토(佐藤) 이사장은 ‘아시아 공동체’ 가 창설되기 위해서는 우선 세 가지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방과의 교섭에서는 각자의 이해(利害) 관계를 우선하게 되지만, ‘자기·자아의 벽’, ‘기업·단체의 벽’, ‘국가·민족의 벽’을 졸업하지 못하면 공동체 창설을 향한 온전한 성과를 얻을 수도 없고 전진해 나갈 수 없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을 하고자 한다.
원아시아재단은 그 활동의 일환으로 아시아 지역 대학에 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강좌를 지원하고 있다. 이 아시아 공동체 강좌는 아시아 각국에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각국에서 얻어진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 성과를 책으로 발행하여 각국 언어로 번역하면 아시아 각 지역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강좌가 빠르게 퍼져나갔다는 것은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아시아 공동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각국의 강좌에서 제시된 다양한 사고의 방식을 집약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이 어려운 과제를 마주하게 되어 취재가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결론을 내지 못한 채로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아시아 재단의 이상(理想)이 급속하게 전파되어 나가는 현장을 취재하면서 점점 이 주제를 파고 들어가고 싶다는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큰 불안감을 갖고 취재를 시작하였다. 많은 대학교수와 강좌의 수강생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아시아 공동체’는 앞으로 미래를 향해 피할 수 없는 중요한 테마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을 점점 느낄 수 있었다. 안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그 실현을 위해 정열을 쏟고 연구에 임하고 있는 대학교수들이 아시아 지역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대학교수들이 아시아 지역에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불가능하게 보였던 이상이 언젠가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제 실로 ‘아시아 공동체’ 창설을 행해 멈출 수 없는 큰 조류가 형성된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활약하는 여러 분야의 대학교수들 지혜, 확대되어 가는 네트워크, 여기에 더해 대학에서 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공부한 많은 학생들이 앞으로 각국의 미래를 짊어지는 주역으로 성장해 나감으로써 아시아공동체 강좌는 큰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아시아 지역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밝게 비출 수 있는 한줄기 빛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1장 아시아공동체 창설을 향한 첫걸음
제2장 한국 대학교수들의 아시아공동체 구축을 위한 열정
제3장 반둥(Bandung) 원아시아 국제회의
제4장 아시아공동체 창설을 위한 공감대
제5장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원아시아의 헤럴드(Herald)
제6장 아시아공동체 강좌에서 아시아 통합을 논하다
제7장 아시아공동체 강좌를 통하여 느끼다
아유카와 료(鮎川 良)
경제 저널리스트
1964년 교토(京都) 출생,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법학부 졸업
지방신문사, 제국데이터 뱅크, 금융전문기자 역임
[저서]
「ダイナム香港上場IPO1年間の軌跡」日経社
「IPO新規上場株投資のすすめ」日本経済新聞社
「一気に儲ける新興市場銘柄とIPO投資」ナツメ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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