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함께 태동된 서구의 스포츠가 근대 시민사회의 성숙과 함께 성장·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법치주의의 영역으로 편입된 것과 달리, 500년 문치(文治)에 대한 처절한 자책과 서구를 향한 동경으로 20세기 초 다급히 “스포츠”를 수입한 한반도의 경우 정치적·경제적 상황의 급변에 따라, 스포츠가 자연스럽게 사회의 가치관, 규범 및 제도에 녹아 들어갈 여건이 마련될 수 없었다. 특히 군사정권 하에서 스포츠가 온전히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스포츠를 둘러싼 법적·제도적·사회적 담론은 오랜 시간 시작조차 될 수 없었다. 군사정권의 종식과 시민사회의 성장·발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스포츠는 여전히 시장원리와 법치주의가 침투할 수 없는 신성 불가침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올림픽, WBC 등 국제대회에서의 연이은 선전 및 월드컵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적 개최 등, 화려한 외형적 성과에 불구하고 한국스포츠의 질적 토대는 놀라울 정도로 허약해지고 있다. 여전히 프로스포츠는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라기보다는 재벌기업의 홍보 내지 그들이 베푸는 시혜적 성격을 띤 사회환원 프로그램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렇게 프로스포츠가 하나의 산업영역으로서 인식되지 못함에 따라, 프로구단의 운영은 통상적인 시장원리 혹은 경영원리와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경제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시장에서 소외된 근로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반 법령의 규제로부터도 멀찌감치 빗겨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그 자체로서 정의에 반할 뿐 아니라, 이것이 다시 프로스포츠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프로스포츠 산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인적 요소인 “선수”의 법적 지위를 면밀히 검토하고, 그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립하는 것은 프로스포츠 산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작업의 맨 첫머리에 와야 할 것은, 프로스포츠 및 시장경제 양자 모두에서 오랜 역사와 경험을 축적해 온 선진국들이 지난 한 세기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해 온 논의와 그 결과물들을 충분히 흡수하고 소화하는 일일 것이다.
본서는 스포츠법의 최고권위자인 일본 도시샤(同志社) 대학 카와이 케이지(川井圭司) 교수의 연구성과를 집약·소개한 책이다. 본서가 선진국의 이론 및 판례를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직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스포츠법 관련 학계 및 실무가들에게 풍부한 지혜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기를 희망한다.
제1부 미국에서의 프로스포츠선수의 법적 지위
chapter 1 프로스포츠와 독점규제법
chapter 2 프로스포츠와 전국노동관계법
chapter 3 독점규제법과 노동법의 조정
chapter 4 그 후의 전개
chapter 5 각 리그의 이적 자유의 변천과 현황
제2부 영국 프로스포츠선수의 법적 지위
chapter 1 프로스포츠 선수와 고용계약
chapter 2 프로스포츠선수 계약의 권리의무
chapter 3 프로스포츠 선수의 고용보장
chapter 4 프로스포츠선수의 부상과 산업재해
chapter 5 선수노조와 그 역할
chapter 6 프로스포츠와 거래제한(Restraint of Trade)의 법리
제3부 EU 프로스포츠선수의 법적 지위
chapter 1 EU와 그 목적
chapter 2 EC법에 따른 노동자 자유이동의 원칙
chapter 3 EC경쟁법의 목적
chapter 4 스포츠선수와 노동이동의 자유
chapter 5 보스만 판결과 그 파문
chapter 6 보스만 판결 이후의 동향
chapter 7 보스만 판결이 영국에 미친 영향
제4부 일본의 현황과 과제
chapter 1 일본 프로스포츠의 현황과 과제
chapter 2 실업단 선수의 법적 지위
변호사 박 지 훈
대원외고,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수료(35기)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대학원
전 법무법인 지평지성
전 법무법인 광장
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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