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치·행정개혁의 다른 이름은 바로 ‘정치와 행정의 제자리 찾기’이다. 정치와 행정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을 통해 우리 사회가 풍요로우면서도 행복한 사회로 도약할 수 있다. 정치와 행정의 본래 기능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잡은 고을은 감출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마태, 5:13-16).”
이 책에서는 양대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민심의 뜻을 확인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시대정신(Zeitgeist)을 반영하여 정치와 행정개혁의 비전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새로운 정치의 비전(Vision)으로는 “신뢰, 참여, 소통을 통하여 유권자가 나라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정치·행정”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비전에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 진정성, 소통과 참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정성, 통합과 협의의 정치문화와 같은 시대적 가치를 담고 있다. 다음으로 정치·행정개혁의 4대 목표(Goal)로는 ① 유권자가 주인으로 참여하는 선거와 정치, ② 국민과 소통하며 약속을 실천하는 통합의 대통령, ③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회와 책임 있는 정당, ④ 국민을 섬기는 깨끗하고 능력 있는 관료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목표는 정치·행정개혁의 주체로서 유권자, 대통령, 국회·정당, 관료제에 각각 해당되는 것이다.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8대 추진과제(Agenda)로서는 ① 유권자 참여형 정치관계 법제개선, ② 대통령의 소통과 업무방식 개선, ③ 대통령 참모기구의 혁신, ④ 숙의의 장으로서 국회운영의 혁신, ⑤ 당내민주주의 확립과 정당역량의 강화, ⑥ 행정의 현대화와 스마트 거버넌스, ⑦ 청지기 행정과 공직부패 방지, ⑧ 정책중심의 선거문화와 시민의식 개선 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러한 비전과 과제를 실행할 방법으로 이 책에서는 제도개혁과 교육을 통한 시민의 의식변화를 강조하였다. 또한 기존의 정치권에서 기득권 보호를 위하여 개혁이 부진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도권 내에서의 개혁과 숙의와 참여를 통하여 시민 스스로에 의한 개혁을 병행하는 투 트랙(two-track)의 전략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비전-목표-과제-실행방법은 필자가 행정자치부, 국회, 산업자원부, 법제처, 선관위 등에서 한 공직경험과 행정학을 공부하면서 배운 지식들을 현재의 시대적 상황에 접목시켜 성찰적으로 판단하여 제시한 것이다.
‘정치와 행정의 제자리 찾기’를 통하여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구현할 수 있다. 그것은 시대의 변화를 통하여 진정한 선진 대한민국을 이룩하는 것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우리는 국가건설-산업화-민주화를 순차적으로 이루어 왔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갈등을 넘어 그 다음의 세상은 바로 경제의 활력과 따뜻한 복지가 함께 발전하는 활력 있는 복지국가라 할 수 있다. 과거에 가난한 나라에서 압축적인 성장을 위하여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국가체제가 형성되었지만 이제는 국민과 함께 소통하며 협치(協治)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사회문제의 해결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소통과 네트워크를 국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국민 한 사람이 저마다 분야에서 소질을 발휘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자유로우면서도 공생하는 사회를 말한다. 어느 시인이 노래하듯이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서로를 받쳐주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다."(박노해, 하늘 중에서).
이러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행정 지도자들의 자기반성, 특권 내려놓기와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이번 양대 선거를 통하여 정당과 후보자들이 제시한 약속들을 국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손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정치인들이 스스로 낮아지려 할 때 국민은 그 진정성을 확인할 것이다. 정치지도자는 국민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일치시켜야 한다. 또한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으로 국민과 함께 즐겨야 한다.
“정치지도자가 백성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즐거워한다면 백성들 또한 자신의 정치지도자가 즐거워하는 것을 즐거워할 것이다. 정치지도자가 백성들이 근심하는 것을 근심하면 백성들 또한 자신의 지도자가 근심하는 것을 근심할 것이다. 세상의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세상의 사람들과 함께 근심하면서도 세상에 왕 노릇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樂民之樂者 民亦樂其樂 憂民之憂者 民亦憂其憂 樂以天下 憂以天下 然而不王者 未之有也, 孟子 梁惠王下 편).”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는 어질고 의로운 인재들에게 중책을 맡겨 나라를 다스리게 한다면 국민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이 실현될 것이다. 훌륭한 사람을 찾아서 중하게 쓰면 1년이면 될 것이고, 3년이면 크게 이룰 것이다. 우리 사회의 현안과제인 경제민주화와 활력 있는 복지국가 건설은 이러한 새로운 정치와 행정개혁을 통해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CHAPTER 01 새로운 정치
1. 선거의 해 2012년
2. 새로운 정치의 열망
3. 정치의 건강성의 진단
4. 우리 정치의 병든 자화상
5. 한국 정치의 치유(Healing)
6. 정치·행정개혁을 보는 분석틀
CHAPTER 02 국민의 뜻은 무엇인가?: 2012년 양대 선거의 분석
1. 제19대 총선
2. 제18대 대선
3. 2012년 양대 선거의 시사점
CHAPTER 03 정치·행정의 제자리 찾기: 비전과 목표
1. 정치·행정 개혁의 비전
2. 정치·행정 개혁의 목표
CHAPTER 04 8대 개혁과제(Agenda)
과제 1. 유권자가 주인으로 참여하는 정치관계 법제 개선
과제 2. 대통령의 소통과 업무방식의 개선
과제 3. 대통령 참모기구의 혁신
과제 4. 민의의 수렴과 숙의의 장으로서 국회 운영의 혁신
과제 5. 당내민주주의의 확립과 정당의 역량 강화
과제 6. 행정의 현대화와 스마트 거버넌스
과제 7. 청지기 행정과 공직부패의 방지
과제 8. 정책중심의 선거문화와 시민의식의 개선
CHAPTER 05 제도개혁
1. 제도가 중요하다.
2. 제도의 지속성과 변화
3. 기존 정치 제도개혁의 반성
4. 제도개혁의 범위와 방법
5. 유권자가 주인이 되는 정치관계 법제 개혁
6. 대통령의 소통과 약속 실천을 위한 제도개혁
7. 숙의하고 학습하는 상생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개혁
8. 민주적인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제도개혁
9.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 제도를 위한 제도개혁
CHAPTER 06 참여, 숙의, 시민교육을 통한 정치문화 발전
1. 시민교육과 정치발전
2. 시민참여 정책결정 활성화
3. 숙의민주주의
4. 정치개혁의 실행전략: 숙의, 참여, 시민교육을 활용한 투 트랙
5. 민주주의와 공동체 복원 프로젝트의 설계
CHAPTER 07 다 함께 살고 싶은 나라를 꿈꾸며
● 유현종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입법고시(제17회)와 행정고시(제45회)를 합격한 후 국회, 산업자원부, 법제처, 선관위 등에서 근무했으며, 최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비서관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의 평범한 공직자로 봉사하고 있다. 주요 저술활동으로 한국정치학회보, 한국행정학보, 행정논총, 지방정부연구, Korean Journal of Policy Studies 등에 다수의 논문들이 실렸다(e-mail: active9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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