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정치학회는 지난 60여 년 동안 한국 정치학계에서 치열하게 논의되었던 이론과 쟁점 중에서 중범위의 것에 한정하여 이론의 논점을 파악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는 기획서를 엮기로 결정하였다. 비교정치, 정치사상, 국제정치의 3개 학문 분야별로 기획이 이루어졌고 그 중 이 책자는 국제정치 분야에서 현재 많이 논의되고 있고 미래 자주 검토될 중범위 이론에 관한 글 12편을 모은 것이다. 현대국제정치이론의 한국적 수용과 변형을 다루고 있는 본 서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외교정책 분석틀’은 손병권 교수의 양면게임, 황지환교수의 전망이론, 안문석 박사의 관료정치 모델에 관한 글을 담고 있다. 손병권 교수는 양면게임을 통해 국가 간 협상에서 국제정치와 국내정치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면게임은 이익집단, 의회, 여론 등 다양한 내부 이해 당사자들이 국제협상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손병권 교수는 국내에서 아직 이론적인 차원에서 양면게임 이론을 심층적으로 발전시키거나 비판하는 논문이 그리 많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일례로 국가 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협상국의 정치문화적 특징에 관심을 보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황지환 교수는 기준점을 중심으로 행위자의 선호체계가 변화하는 것에 주목하는 전망이론이 위험 상황 하의 의사결정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이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전망이론이 최근 국제정치 상황에서 주요 행위자로 등장하고 있는 불량국가나 테러 집단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많은 함의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관료정치 모델은 정부 내의 다양한 관료 조직들이 경합, 갈등, 경쟁하면서 외교정책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주목한다. 안문석 박사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 추세가 관료부처의 경쟁을 높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정권 별 부처 사이 권력관계의 부침,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경쟁의 심화를 한국 외교정책 결정과정에서 관료정치 현상의 특징으로 진단한다.
2부는 ‘패권 ․ 통합 ․ 질서’라는 부제 아래 보다 다양한 성격의 글들을 모았다. 김석우 교수의 패권안정이론, 구춘권 교수의 지구화, 신두철 교수의 지역통합, 마상윤 교수의 국제사회론, 조동준 교수의 레짐 이론 등 모두 5편의 글을 모았다. 김석우 교수
는 패권안정이론이 국제정치경제 분야에서 초강대국의 이익, 목적, 성쇠에 초점을 맞추어 국제정치경제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 이론이 패권의 성장과 쇠퇴에 관련된 ‘정치성’을 갖고 있음을 지적한다. 김석우 교수는 반도체, 조선 등 한국이 패권을 형성하고 있는 사안들에 패권안정이론을 적용해 보는 작업, 아시아에서 패권 경쟁, 다층적 패권에 관한 이론적 ․ 경험적 논의를 향후 학계의 연구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구춘권 교수는 지구화를 20세기 말에 등장한 가장 위력적인 사회과학 단어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지구화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 또는 불평등의 확산을 통한 세계경제의 위계화로 정의될 수 있다. 지구적 불평등, 금융 불안정 등 지구화의 제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구춘권 교수는 국제금융시장의 규제, 불평등 완화 노력,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민주주의적 국제협력기구의 설립 등을 제안하고 있다.
신두철 교수는 지역통합이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소개하면서 통합 현상을 세계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 ․ 사회적인 문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의 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통합 사례에 비추어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 시민친화적인 통합 과정을 역설하고 있다. 신두철 교수는 정치적 통합과 경제적 통합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 통합 배후의 문화적 ․ 심리적 요인에 대한 설명을 향후 통합이론의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마상윤 교수는 영국학파의 국제사회론이라는 글을 통해 국제정치에서 질서의 문제를 천착하고 있는 영국학파의 형성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그는 영국학파의 이론이 미국 중심의 주류 국제정치학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 방법론의 측면에서 영국학파는 해석과 이해를 중시하며 규범이론을 지향하고 있다. 마상윤 교수는 인권 및 인도주의 개입, 미국 패권과 질서, 국제사회의 범위와 발전 등을 향후 국제사회론의 주요 연구주제로 제시한다. 조동준 교수는 1970년대 레짐이론의 등장과 이후 이 이론이 신자유제도주의와 패권안정이론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레짐 개념과 레짐 이론은 세계경제의 혼란 속에서도 경제질서가 붕괴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하였다. 조동준 교수는 1980년대 이후 레짐 개념이 독자적 이론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퇴조하게 된 것은 논리적 기반의 빈약, 개념 자체의 지나친 포괄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부는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으로 국제정치질서의 안보와 관련된 글들을 모았다. 2000년대 초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규에서 보듯이 정보화, 세계화, 첨단유전공학의 세계에서도 인류는 여전히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정글의 딜레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태룡 연구위원의 동맹이론, 우승지 교수의 숙적이론, 김재천 교수의 민주평화론, 박인휘 교수의 세력균형론 등은 평화와 안정을 이루려는 정책결정자들의 노력을 각기 특정 이론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윤태룡 연구위원은 동맹이론을 공식적인 군사 ․ 안보동맹에 관한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국가 간의 연합의 일종으로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한국, 미국, 일본의 관계 분석을 기초로 순위협론을 제시하고 있다. 순위협의 수준이 국가 간의 협력 동기에 영향을 준다는 그의 이론은 월트의 위협균형론과 스나이더의 동맹정치이론을 발전적으로 재결합시킨 것이다. 윤태룡 연구위원의 순위협론은 단순한 서구 이론의 적용에서 벗어나 신 모델을 창조한 모범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우승지 교수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의 하나로 숙적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숙적에 대한 연구는 현재 숙적의 생로병사, 수명, 숙적과 군비경쟁, 숙적의 존재와 전쟁의 상관관계, 레짐 형태 또는 힘의 분배 변화가 숙적의 동학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승지 교수는 진화기대이론을 남북 숙적관계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남북 숙적관계의 특수한 경험과 일반적인 차원의 숙적이론이 서로에게 자양분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재천 교수는 민주평화론에 대한 최근 미국과 한국의 논의를 폭넓게 제시, 분석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민주평화 현상과 민주평화 이론 사이의 불균형으로 한국에서 이 이론이 쉽게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김재천 교수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민주화의 진전이 민족주의 갈등의 외재화로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과 안정된 민주주의 제도와 규범의 정착으로 평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박인휘 교수의 글은 오랜 기간 성숙되어 온 세력균형이론을 포괄적이고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세력균형이론은 국제정치학 분야에서 강력한 설명력을 기반으로 이론으로서의 보편성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분석 체계의 하나이다. 박인휘 교수는 세력균형이론을 보완하려는 편승론, 이익균형론, 위협균형론과 보다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는 자유주의, 구성주의의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정치학회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책자가 기존 이론의 소극적인 수용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비판과 새로운 이론의 창조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본서는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는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좋은 입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정책 분석틀
CHAPTER 01 양면게임
CHAPTER 02 국제정치학과 전망이론
CHAPTER 03 관료정치 모델의 한국적 수용
CHAPTER 04 패권안정이론과 한국적 수용
CHAPTER 05 지 구 화
CHAPTER 06 지역통합 이론
CHAPTER 07 영국학파의 국제사회론
CHAPTER 08 레짐 이론
전쟁과 평화
CHAPTER 09 동맹이론(Alliance Theory)의 한국적 수용
CHAPTER 10 숙적이론(Rivalry Theory)과 한국적 수용
CHAPTER 11 민주평화론의 한국적 수용
CHAPTER 12 세력균형이론과 한국의 국제정치학: 이론의 발달과 한국적 수용
손병권
중앙대 국제관계학과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 정치학 박사
황지환
명지대 북한학과
미국 University of Colorado-Boulder 정치학 박사
안문석
KBS
영국 University of Warwick 정치학 박사
김석우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미국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정치학 박사
구춘권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독일 Univ. Marburg 정치학 박사
신두철
선거연수원
독일 Ruprecht-Karls-Univ. Heidelberg 정치학 박사
마상윤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영국 University of Oxford 국제정치학 박사
조동준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정치학 박사
윤태룡
제주대학교 제주평화연구원
미국 Columbia University 정치학 박사
우승지
경희대학교 국제학부
미국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 정치학 박사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미국 Yale University 정치학 박사
박인휘
이화여자대학교 국제학부
미국 Northwestern University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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