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미학｣은 법학과 미학의 합성어이다. 법학의 발전사 안에서만 바라볼 때 ｢법사회학｣과 ｢법여성학｣이 1970, 80년대에, ｢법경제학｣과 ｢법문학｣이 1990년대에, 각기 앞다투어 독립된 기초법학의 분과로 성장해왔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법심리학｣이 생장하기 시작했다. 법미학은 ｢법인류학｣과 함께 그 뒤를 이어 싹을 트려고 꿈틀거리고 있다. 이들은 ‘법과 ～ ’(the law ands)이란 명칭의 학제적 법학을 이룬다. 이 학제적 법학의 발전으로 ｢기초법학｣이라는 커다란 법학분야가 울타리 쳐졌다. ｢법철학｣은 기초법학의 대부 격으로 새롭게 신장한 이 분과들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법미학은 이 기초법학분과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것보다는 법철학과 ‘나란히’ 자리하기를 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기초법학의 분과들이 ― 적어도 기초법학이라는 울타리의 분과를 기획하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 법철학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떠맡는 반면, 법미학은 법철학의 ‘다른 버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물론 법미학이 법철학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법철학의 다른 버전이란 정의와 아름다움이 분화된 근대화의 역사를 거슬러 다시 통합시키는 법철학을 말한다. 아름답지 않은 정의는 정의로서 생명이 없고, 정의롭지 않은 아름다움도 궁극에는 죽어가는 생명체처럼 아름다움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포스트모던적 통찰은 이성중심의 법철학을 변화시켜 줄 것이다. 우리는 아직 그 변화의 끝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 책의 부제도 ‘법과 아름다움의 포스트모던적 이해’라고 이름을 지었다.
  내가 법철학의 포스트모던적 버전을 기획한다면 의아해하게 생각할 학자들이 많을 듯하다. 거의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이성주의자와 모더니스트의 전형으로 글을 써왔기 때문이다. ｢법이론｣, ｢법사회학｣, ｢생명공학과 법｣, ｢법철학｣, ｢인권법｣, ｢시민운동론｣, ｢공익소송론｣ 등의 작품이 그런 글쓰기의 역사를 이룬다. 그렇기에 포스트모던적인 이해는 나에게 모더니즘의 반성으로 진행되는 것임을 말해두고 싶다. 모더니즘이 성찰적 모더니즘으로 성숙해지고, 포스트모더니즘이 성찰적 모더니즘으로 반성되어짐으로써 양자는 법학 안에서 접합점을 가질 것이다. 또한 양자는 이런 작업을 통해 ‘비동시적인 것의 동시성’(the contempora?neity of uncontemporary)을 이루며 법학의 지층을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1] 법과 아름다움: 미학적 정의
Ⅰ. 아름다움과 법적 정의의 하나 됨
Ⅱ. 이미지: 아름다움과 정의의 소통매체
Ⅲ. 미학적 정의의 차원과 현상 

[2] 법미학의 개념, 유형, 특성
Ⅰ. 법미학의 개념
Ⅱ. 법미학의 분과들
Ⅲ. 법미학의 특성적 이해 

[3] 미학적 정의론
Ⅰ. 법의 빈곤으로서 단일한 정의
Ⅱ. 미학적 정의론의 개념
Ⅲ. 미학적 정의론의 구조
Ⅳ. 미학적 정의론의 현황과 미래 

[4] 법률미학
Ⅰ. 법률미학의 의미
Ⅱ. 법형식주의와 미학적 형식주의
Ⅲ. 법의 기하학적 조형미
Ⅳ. 법의 질감미 

[5] 법정미학
Ⅰ. 법정미학의 의미
Ⅱ. 소송의 특성과 미학적 체험
Ⅲ. 소송의 미학적 구성요소
Ⅳ. 법정미학의 제도적 차원 

[6] 법아이콘학
Ⅰ. 법아이콘학의 의미
Ⅱ. 법아이콘학의 창조성
Ⅲ. 아이콘과 법무의식의 형성
Ⅳ. 아이콘의 역사성과 진보성 

이상돈
서울출생
서울 중앙중학교 졸업
서울 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석사)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대학원 졸업(Dr.jur.)
현재, 고려대 법과대학 정교수
고려대 법학연구원 기초법연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