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시장과 규제완화, 그리고 재산권 존중 등이 신자유주의가 주장하는 핵심이다. 국가권력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은 경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의 기본 입장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의 목적은 준칙에 의한 소극적인 통화정책, 그리고 국제금융의 자유화를 통해 안정된 경제성장에 도달하는 데 있다. 공공복지 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정부의 재정을 팽창시키고 근로의욕을 감퇴시켜‘복지병’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신자유주의가 도입됨에 따라 케인즈 이론에 따른 완전고용은 노동시장의 유연화 논리에 의해 해체됐고, 정부가 관장하거나 보조해 오던 많은 영역들은 민간으로 이전됐다.신자유주의자들은 또 자유무역과 국제적 분업이라는 말로 시장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세계화’,‘자유화’등의 용어도 신자유주의의 산물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타결로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는 신자유주의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무역기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자간 협상은 각국의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압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80%를 대외교역에 의존하고 있다.싫든 좋든 우리나라는 통상국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려면 교역 확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방이 아무리 피할 수 없는 대세이고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 해도, 그것은 사려 깊은 결정이어야 한다. 개방을 위한 개방은 매국이다. 시장을 개방할 때는 그래서 타격을 입을 소외된 층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보호)와, 개방으로 국민 전체가 얻게 될 것이 그로 인해 잃게 될 것보다 많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만 한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되고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10년이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임한 우리나라 대표의 성적표가 국민앞에 가감 없이 드러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세계무역기구 출범이 우리에게 준 것은 무엇일까. 또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특히 유통업 분야를 주목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우리가 아무런 제한 없이 완벽하게 개방해 준 대표적인 서비스 분야가 유통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통업은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업태간 치열한 경쟁을 거듭했다. 급속한 구조 개편이 불가피했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신업태가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재래시장, 중소 슈퍼마켓, 의류점 및 문구, 서점 등 중소유통은 고객 이탈과 수익성 감소로 인해 침체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2005년 사업체 기초통계조사에 의하면 사업체 수 기준으로 종사자 규모 1~9명 이하의 중소유통업은 전체 유통업에서 96.7%를 차지하고 있고, 종사자 수 기준으로는 71.3%를 점하고 있다. 또 지역 상권을 구성하고 있는 건물형 상가, 재래시장, 상점가 및 지하상가 등은 대부분 중소유통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중소유통업은 전체 유통산업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낮은 생산성과 관련 현황 및 통계자료 미비로 적절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함에 있어 애로가 크다.
지금 국회에는 재래시장을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 9개나 계류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것이 세계무역기구 규범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우리나라 유통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했다. 소비행태 변화에 따른 신업태 출현,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출점, 인터넷 유통 확산 등 유통시장 개방이후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유통환경을 관찰하고 재래시장 등 중소유통업 활성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안은 우리나라 최고 규범인 헌법, 그리고 정부가 그토록 노심초사하는 세계무역기구 규범에 반하지 않음을 감히 자신한다.
거듭 말하거니와 개방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필요하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개방일 수는 없다. 경쟁과 시장경제원리가 효율성을 제고함에 있어 매우 유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양극화 문제는 효율성 제고 못지 않게 중요한 현안이다. 약자와 소외된 자를 배려하고, 그래서 모든 구성원이 함께 가는 것이 더 큰 진보를 이루는 길이라는 점을 적어도 정책담당자들은 명심해야 한다.줄 것은 주고, 또 받을 것은 받는 것이 협상이다. 줄 것을 주지 않고, 받지못할 것까지 받아오면 최선의 협상이다. 받아야 할 것조차 받지 못하면서, 주지 말아도 될 것까지 주는 것은 최악의 협상이다. 우루과이라운드에서의 우리나라 협상 결과는 어떻게 평가돼야 할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다자간 협상은 계속될 것이다. 과거의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협상 결과를 냉정히, 그리고 꼼꼼하게 따져보는 시도는 반드시 있어야할 작업이라고 본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당시 무조건적인 개방을 주장한 신자유주의자들, 지금 이 순간도 오로지 시장경제원리만을 절대진리로 신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감히 권하고 싶다.
제 1 장·국내유통업의 현황
제 2 장·중소유통업 보호를 위한 외국의 법제
제 3 장·중소유통업 보호를 위한 입법 방안
제 4 장·중소유통업 경쟁력 제고 방향
제 5 장·맺는 말
왕상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행정학석사
미국 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Law JD 이수
미국 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Law LLM 취득
미국 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Law JSD 취득
미국 법무법인 Reid & Priest(New York), Associate
미국 법무법인 Mayer, Brown & Platt(Washington, D.C.), Associate
미국 Columbia University School of Law, John M. Olin Fellow
외교통상부 통상전문관
국방부 국제계약자문위원회 자문위원
법무부 뉴라운드 법률지원단 자문위원
한국국제경제법학회 총무이사
국제거래법학회 연구이사
現서강대학교 법학과 교수
미국 뉴욕주 변호사
사법연수원 외래교수
UN국제상거래법위원회 Working Group Member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무역위원
법무부 국제거래법연구단 연구위원
상품문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