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새로운 강의 과목을 맡을 때 항상 고심하는 것이 교과서문제다. 과목성격에 적합한 서적이 있으면 교수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양질의 강의를 제공할 수 있으며 학생들 역시 과목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다. 필자가 몇 년 전 조직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처음 맡았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점이 적절한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이다. <조직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제목을 단 서적이 2~3권 있었지만 이미 오래 전에 나온 것들이라 시의성도 떨어지고 담긴 내용도 필자생각과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교과서로 선택하기에는 무리였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필자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처음 접할 때는 신문방송학전반에 걸쳐 변변한 서적이 드물었다. 전공서적이 드문 시절로 부터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신문방송학 분야도 많은 발전을 거듭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매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조직커뮤니케이션> 분야는 예외였다.조직커뮤니케이션 발전을 위해서는 조직 민주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20년간 우리사회의 많은 분야가 변화와 발전을 했다고는 하나 조직 민주화는 아직 요원하다. 사회 대부분 조직의 상층부를 형성하는 40대 이상은 위계질서에 따라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유교문화에 익숙한 세대로 토론과 협의 보다는 지시를 받고 명령을 내리는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한국 기업들은 기업 역사가 짧기 때문에 창업자 또는 창업자 2세 최고경영자에 의해서 기업이 경영되며 이들 말 한마디에 따라 크고 작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이런 토양에서는 조직원들 상, 하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전제로 하는 조직커뮤니케이션이 발전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기업들이 그러하니 상의하달식 커뮤니케이션이 관행으로 자리 잡은 관료제적인 정부기관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 민주화는 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IMF 이후 선진국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국내로 들어오고 세계 속으로 진출하는 국내 대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직장에서는 기성세대에 비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약하고 자신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 명령이나 지시를 통한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관리를 견디기 어려워하는 개성이 강한 신세대 직장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제화, 세계화로 변화되는 기업환경과 과거 기성세대 직장인들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신세대 직장인들의 비중이 증가하는 등 기업의 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교과서 성격을 지닌 책들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기업에서 말과 글을 효율적으로 하는 기법에 관한 서적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는 기업에서 점차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조직도 탈권위주의를 표방하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내외적으로 민주적인 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1장, 왜 조직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2장, 조직커뮤니케이션 정의와 구성요소, 장애요인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3장, 시기적 순서에 따라 경영관리 이론들과 경영관리 이론에서 반영된 조직커뮤니케이션 인식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이에 더해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데 조직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식들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살펴보았다.
4장, 경청에 관한 내용이다. 경청이란 우리나라 말로 하면 듣기다. 자료를 찾고 원고를 쓰기 전까지는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몰랐던 필자에게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듣기 잘 하기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장이다.
5장,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일반적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자료와 정보는 많이 있어도 조직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내용이 많지 않아 정리를 해 보니 조직에서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내용 보다는 일반적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비중이 더 많다. 전체 장 중 마지막까지 5장을 포함시킬지를 두고 고민하였다. 하지만 교과서의 체계를 갖추려는 의도에서 포함시켰다.
6장, 조직커뮤니케이션 유형과 기능에 대하여 다루었다. 가능하면 실무적인 차원에서 상향, 하향 또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제점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연구 성과들은 어떤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7장, 조직커뮤니케이션의 가장 기본단위인 상사와 부하 또는 동료들 간의 대인간 커뮤니케이션에 관하여 다루었다.
8장, 집단커뮤니케이션에 관하여 서술하였다.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된 조직에서의 크고 작은 의사결정은 대부분 집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장에서는 집단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과 함께 효율적인 집단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 등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기술하였다.
9장, 수많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개인들과 집단들로 구성된 조직에서 항상 발생하는 갈등 문제를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10장, 조직문화와 커뮤니케이션, 필자가 책을 준비하면서 가장 곤혹스럽게 느낀 부분이다. 모든 사회과학분야에서 문화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조직커뮤니케이션 분야도 마찬가지다. 과문한 탓이지만 조직에서의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에 관하여 많은 학자들이 언급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자료나 정보는 찾기 힘들었다. 자료나 정보 부족으로 조직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두 영역을 연계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앞으로 많은 보강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11장, 조직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변한다는 사실만큼 확실한 진리는 없다고 한다. 변화는 21세기 기업 조직이 직면한 가장 큰 화두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는 없다. 커뮤니케이션 시각에서 조직변화에 어떻게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점에 주목하여 서술하였다.
12장, 조직에서 사용하는 매체에 관한 내용이다. 조직 경계가 확장되고 정보통신 기술 혁명으로 조직에서 사용하는 매체 종류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매체 중요성도 증가되고 있다. 조직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13장, 조직의 전략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관점에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미국 기업들의 활용사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끝, 조직커뮤니케이션 감사는 조직커뮤니케이션 전반적인 영역과 함께 조직커뮤니케이션에서 특별히 중요시 하는 특정 분야에 대한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측정할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다.
황 상 재
연세대 학사-사학전공
연세대 석사-신문방송학 전공
텍사스대 박사-커뮤니케이션학 전공
정보통신연구원, 방송영상산업진흥원 근무
미디어경영학회 부회장
현,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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