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를 얘기하자면 2003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의 소속과인 행정학과에서는 필자에게 고시 1차 시험이 PSAT로 바뀌는 데 따른 학과 차원의 대비 방안 강구를 요청하였다. 이후 PSAT에 대해 분석하고, 이에 대한 과목 개설을 준비하면서 필자가 느낀 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고시 1차 과목이 PSAT로 바뀐 것은 잘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이다. 공무원 선발시험의 목적은 지원자 중에서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공무원 자질을 갖춘 사람을 가려내는 데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로 지식의 암기 정도를 측정하는 기존 1차 시험보다는 적성 혹은 능력을 측정하는 PSAT가 더 유용하다.
PSAT가 측정하려는 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문제해결능력이며, 이는 엘리트 공무원의 직무 수행에 필수적인 능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PSAT는 원칙적으로 적성(능력) 측정 시험이기 때문에 암기 위주인 기존 1차 시험에 비하여 시험 준비량이 적다. 따라서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여준다. 기존 시험보다 목적 달성에 적합하면서 수험생 부담도 줄여줄 수 있으니 이는 꿩 먹고 알 먹고, 일석이조 아닌가! 사실 PSAT는 순수한 적성 검사와는 달라서 학습을 통한 일정한 지식 습득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분량이 훨씬 적을 뿐더러 내용도 기존 1차 시험이 요구하는 것들보다는 훨씬 공직 수행에 필요한 것들이다(이에 대해서는 1장에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기왕에 시험공부를 할 바에야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임은 물론이다.
두번째는 기존의 PSAT 대비 수험서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필자의 전공 특성상 주로 자료해석 영역의 수험서들을 살펴보았는데, 전부가 문제집 위주였다. PSAT가 객관식 시험이며, 원칙적으로 지식의 암기보다는 적성(능력)을 측정하고, 출제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집 위주인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PSAT를 충분하게 대비하려면 일정한 지식은 체계적으로 습득할 필요가 있는데 문제집만으로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더구나 수록된 문제들을 보면 기출문제 이외에는 조악한 것들이 많으며, 기출문제에 대한 해설도 열악한 것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기존 수험서들은 많은 문제를 풀어 봄으로써 PSAT 문제유형에 익숙해진다는 장점은 있지만(물론 이는 중요하다), 이것만으로는 PSAT가 측정하려는 본질, 즉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는 데는 미흡하다. 이러한 인식 - 1차 시험이 PSAT로 바뀐 것은 바람직하지만 기존 PSAT 수험서들만으로는 PSAT의 도입 취지인 문제해결능력 배양에 부족하다 - 이 본서를 집필하게 된 기본 동기이다. 그리고 PSAT 대비 과목을 준비하고 가르친 것이 본서 구성에 큰 도움을 주었으며, 이를 위해 만든 강의 교재는 본서의 기초가 되었다.
본서는 자료해석 영역과 상황판단 영역 일부를 포괄하고 있으며, 교과서 형식을 취하고 있다(본서의 특징은 1장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개별 내용은 다양하지만, 본서의 일관된 주제는 (정책)문제해결능력의 배양이다. 일부 내용 중에는 현행 PSAT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는 것도 있지만, 모두가 엘리트 공무원에게 필요한 내용들이다. 사실, 이들을 포함한 데는 향후의 PSAT 출제 방향에 대한 한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욕이 어느 정도 작용하였다. 즉, PSAT가 엘리트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고자 한다면, 어떤 내용들이 출제 범위에 포함되어야 하는가를 본서가 제공하고 싶었다. 이러한 바람이 얼마나 충족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초고가 절반쯤 완성되었을 때, 대학원생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학생의 대답은, 매우 좋은 책이고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수험생들이 얼마나 사 볼지는 잘 모르겠단다. 수험생들은 단기간에 점수 올리는 데 적합한 문제집을 선호하지, 본서 같은 시간이 걸리는 교과서는 인기가 없을 것이라나.
다소 실망스런 평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본서의 집필 방향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전히 필자는 PSAT 대비를 위해서는, 그리고 유능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도,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교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또한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도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기본기(!)에 충실한 공부를 하는 것이 결국에는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쎄, 이러한 필자의 생각이 들어맞아서 본서가 많이 팔리면 좋겠다. 본서의 기초가 PSAT 대비 과목 강의교재였던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본서는 행정학과 강의교재로도 적합하다. 행정학과 교육의 핵심은 문제해결능력 배양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교과목들(기초통계학, 조사방법론, 정책분석과 평가, 관리분석, 경영전략 등)이 개설되어 있다. 본서의 내용은 이러한 교과목들로부터 자료해석 및 상황판단에 필요한 내용들을 추출하여, 문제해결능력 배양이라는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본서는 개별 전공 과목을 배우기 전의 개론 과목 교재로서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제 1 장 서론: 본서의 특성과 학습방법
제 2 장 도표에 의한 자료 요약
제 3 장 수치에 의한 자료 요약
제 4 장 비(比)와 지수
제 5 장 다양한 지표들
제 6 장 인과관계와 교차분석
제 7 장 통계조사의 기초
제 8 장 의사결정기법
제 9 장 공공정책의 의사결정
제 10 장 경영 전략의 기초
김 태 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1987)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1989)
미국 Carnegie Mellon 대학교 정책학 박사(1995)
국내외 학술지에 정책학 및 방법론 관련 다수의 논문 게재
각종 고시 출제위원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1997~2001)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2001~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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