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학에서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일로 가치 교육을 생각해 왔다. 깊이 있고 조화로운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것이 비록 소박한 의미일지라도 행복한 삶을 가능케 한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밀도 있는 입장을 가지지 못한 채 더 높은 이념을 운위하는 것은 억지인 듯해 자아의 확립을 우선하도록 권유해
왔다.
지나친 단순화의 폐단은 있지만 인류사는 그 사건들을 연출한 시대와 사람들의 판단과 의지의 산물로 볼 수 있다. 또 이 판단과 의지는 한 사회나 특정 집단의 가치관의 표출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가치 판단은 그것에 부응하는 행동을 낳고 이 행동들의 고리가 역사의 페이지에 기록된다. 이처럼 가치와 역사는 상관 관계 속에 놓이고, 우리가 역사학을 가치학의 범주로 바라보는 근거를 갖는 것이다.
대학에서의 가치 교육은 현실적으로는 철학 수업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철학은 인간과 사물에 관해 언제나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를 합리적으로 얻어내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근원적"이라는 말은 모든 존재의 본질과 사태의 단초를 구명한다는 뜻이고, `보편적"이란 어느 경우에도 참되고 옳다는 권리를 지닌다는 말이다. 가치 교육이 철학 교육에서 얻어진다는 것에 동의할지라도 철학의 바다가 너무나 넓은 것이 문제로 남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철학은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맞서면 철학을 가르친다는 일이 주저스럽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철학을 공부하는 데 전혀 새롭고 독자적인 방식이 주어지지 않는 한 앞선 철학자들의 사상을 접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철학의 창고에서 인간과 인간의 도리를 알게 하는 열 여섯 개의 주제를 골라 이 책에 실었다. 물론 이 열 여섯 개의 주제로 모든 철학적 문제들을 다룰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과목의 교육목표에 걸맞도록 고치고 다듬는 일 여러 해를 두고 거듭해 왔다. 초판에 해당하는 「교양인에의 초대, 1996」는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고, 그 뒤 「인간과 가치, 1999」는 6개의 장을 보탠 수정증보판인 셈이다. 그리고 금년 새 필진의 옥고를 받아 「인간의 길, 가치의 세계」를 선보이게 되었다. 이제 겨우 인간이 찾아가야 할 가치의 세계가 무엇인가를 가르치려는 길잡이 책이 마련된 느낌이다.
제1장 우상을 버려라 /성진기
제2장 짜라투스트라의 노래 /성진기
제3장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 /김종헌
제4장 죽음에의 존재 /성진기
제5장 가치의 세계 /성진기
제6장 의무의 윤리학 /조재인
제7장 상호인정의 윤리 /정미라
제8장 좋은 삶 /노희천
제9장 열린 공간으로서 담론 /박구용
제10장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성진기
제11장 정치적 인간 /최성식
제12장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 /김종헌
제13장 앓고 있는 지구 /성진기
제14장 생명의 위기 /홍일희
제15장 군자의 길 /안옥선
제16장 너와 나, 그 이상적 관계 /조윤호
김종헌(金鍾憲)
전남대학교 철학과 졸업
전남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현재, 전남대·순천대 강사
한국 학술진흥재단 연구교수
노희천(魯熙川)
전남대학교 철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현재, 순천대 철학과 교수
박구용(朴龜龍)
전남대 철학과 졸업
독일 뷔르쯔부르크 대학교 철학박사
현재, 전남대 강사
성진기(成晋基)
전남대학교 철학과 졸업
전북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한국 니체학회 회장(1997~99)
대한철학회 회장(1998~99)
범한철학회 회장(1999~2000)
현재, 전남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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