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법관의 임무는 분쟁을 종결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법관은 구체적 사건 속에서 헌법과 법률이 지향하는 정의를 발견하고, 그것을 시대와 사회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야 합니다. 특히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은 당사자 사이의 권리구제를 넘어 우리 공동체가 어떠한 가치 위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공적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가장 확실하게 나타내는 것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판결(혹은 결정)입니다.
전원합의체 판결에서의 다수의견은 향후 유사한 사건에 대한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가치를 제시하고, 사회적 이해충돌과 갈등 대립을 해소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쟁점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밝히고,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에 관한 일반적 법원칙을 제시하는 것인 만큼 그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소수의견은 다수의견에 대한 단순한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정의에 대한 또 다른 성찰이며, 미래를 향하여 던지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소수의견이 내일의 다수의견이 되고, 오늘의 낯선 생각이 미래 세대에게는 자명한 원칙으로 받아들여지는 일도 역사에는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소수의견은 다수의견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폄하될 것이 아니라, 재판의 신뢰성과 사법의 개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견해가 충분히 검토되고 공개적으로 논증될 때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깊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심리한 수많은 사건 중 전원합의체로 판결 또는 결정한 사건은 모두 108건입니다. 저는 그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반대의견 25건, 그리고 다수의견과 이유를 달리한 별개의견 5건 등 모두 30건의 사건에서 소수의견을 밝히거나 가담하였는데, 그 숫자는 다른 대법관보다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있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헌법은 그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자유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원은 그러한 헌법정신에 충실하여 모든 국민이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제가 가진 생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헌법정신이 민사사건에 나타나면, 모든 국민은 법률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계약자유의 원칙이 되고, 형사사건에 나타나면, 모든 국민은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므로, 명확한 법률해석과 엄격한 증거법칙에 따른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국가는 국민을 처벌할 수 없다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죄형법정주의가 되고, 행정사건에 나타나면, 국가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를 하였고, 그 행위가 위법함이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국가는 피해 국민에게 적절한 구제와 보상을 할 의무가 있고, 그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연결됩니다.
또한 법원은 법률을 해석하는 기관이므로, 법률의 문언을 충실히 해석할 권한이 있을 뿐, 이런저런 사정을 들어 법률의 문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권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자의적인 국가 권력으로부터 온전히 지키기 위한 것으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선고하는 모든 판결에 그러한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가 밝힌 소수의견은, 역설적이지만 저의 법사상과 법철학을 적극적으로 밝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소수의견을 주도하거나 다른 대법관의 소수의견에 가담한 의견을 모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그 판결의 소수의견 전문을 싣되, 사건의 개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수의견의 요지도 함께 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심으로서 다수의견을 집필한 사건과, 주심은 아니지만 제가 주도한 다수의견과 제가 집필한 보충의견의 판결문도 실었습니다.
[목차]
제 1 부 대담 : 김신, 법철학을 말하다
제 2 부 판결
[민사]
001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6다35833 전원합의체 판결[약정금]
002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구상금]
003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다17292 전원합의체 판결[분묘철거등]
004 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0다71578 전원합의체 판결[대지권지분이전등기등]
005 대법원 2013. 7. 18. 선고 2012다5643 전원합의체 판결[대여금 및 사해행위취소]
006 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대여금]
007 대법원 2016. 11. 18. 선고 2013다42236 전원합의체 판결[건물인도등]
008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손해배상(기)]
009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손해배상(기)]
010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0다92438 전원합의체 판결[손해배상(기)]
011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본소), 2012다86901(반소)전원합의체 판결[손해배상(기)]
012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퇴직금]
013 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1다112391 전원합의체 판결[임금 등]
014 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총회결의무효 등
015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1다76402 전원합의체 판결[부당이득금반환]
016 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다5531 전원합의체 판결[부당이득금 등]
017 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49523 전원합의체 판결[추심금]
018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이혼]
019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이혼ㆍ이혼 및 재산분할 등]
[형사]
020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도10978 전원합의체 판결[내란음모ㆍ국가보안법위반(찬양ㆍ고무등)ㆍ내란선동]
021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6809 전원합의체 판결[살인ㆍ유기치사ㆍ유기치상ㆍ수난구호법 위반 등]
022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도14328 전원합의체 판결[국외이송약취ㆍ피약취자국외이송]
023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024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025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배임]
026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횡령]
027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예비적 죄명 사기) 등]
028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5도16014 전원합의체 판결[의료법위반]
029 대법원 2016. 7. 21. 선고 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의료법위반]
030 대법원 2014. 5. 22. 선고 2012도7190 전원합의체 판결[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
031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ㆍ도박개장]
032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14749 전원합의체 판결[국회에서의증언ㆍ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033 대법원 2016. 6. 16.자 2016초기318 전원합의체 결정[재판권쟁의에 대한재정신청]
[행정]
034 대법원 2014. 4. 14. 선고 2012두1419 전원합의체 판결[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설립인가처분취소]
035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다242409 전원합의체 판결[부당이득금]
036 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두58959 전원합의체 판결[부가가치세경정거부처분취소]
037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4두5514 전원합의체 판결[종합소득세등부과처분취소]
038 대법원 2015. 4. 16. 선고 2011두5551 전원합의체 판결[종합부동산세부과처분취소]
039 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4두43110 전원합의체 판결[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다.
고신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각급 법원의 판사, 부장판사, 수석부장판사 등
으로 일해 오다가 울산지방법원장을 거쳐 2012년 대법관으로 임명되었고, 2018년 퇴임하였다.
현재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석좌교수로, 또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배임죄에 대한 몇 가지 오해”(법문사, 2020), “배임죄 판례백선”(법문사
2021), “청년이 묻고 대법관 김신이 답하다.”(뿌리와이파리, 2021), “김신 장로와 함께 읽는 복음서”(도서출판 카리타스, 2025),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서출판 글마당, 2002)가 있고, 주석형법(제5판)(한국사업행정학회, 2017)을 대표편집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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