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법연구 제45권의 발간을 맞이하여 신임 학회장으로서 새롭게 인사를 드립니다. 한국경쟁법학회는 경쟁법 분야를 주요 연구 분야로 하는 국내 대표적인 학술단체로서, 정기 학술대회와 세미나의 기획 및 개최, 국내외 학술 및 법률 자문 관련 정보의 제공 및 인적 교류 등의 활동을 통하여 학자와 실무가, 법 집행 및 정책 담당자, 대학원 및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 간의 소통과 연결을 지향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학술단체로서 학회의 얼굴은 다름 아닌 학술지인 경쟁법연구의 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법연구는 아직 국내 대학교에 경쟁법 전임교수가 없고 경쟁법이라는 용어 자체가 법학계에 생소하던 시절이던 1989년 제1권을 발간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세상에 나온 경쟁법연구가 33년이라는 세월의 강을 지나 어느덧 신생 분야인 경쟁법 분야를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독자적인 법학 분야로 자리잡게 하는 밑거름이 됨으로써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법실무와 법 집행에도 크게 기여한 점은 법학계 전반에 걸쳐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자부합니다.

개인적으로 1990년 2학기에 서울대 대학원에서 권오승 교수님의 경쟁법 수업을 처음 접하며 경쟁법에 입문한 사람으로서, 권교수님을 통해 마주한 초기 경쟁법연구의 힘이 넘치는 제목 글자체(고 박병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님의 작품)와 아무런 꾸밈없는 회색 바탕의 겉표지가 주는 묘한 매력을 기억합니다. 학회지의 겉표지 색상은 그 후 옅은 노란색으로 바뀌고 또 컬러풀한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변함없는 제목 글자체는 경쟁법학회 회원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간사를 준비하면서 오랜만에 꺼내본 2002년 발간 제8권에서 서울지방법원 판사 시절 편집간사로 학회 행정에 처음 참여한 과거의 제 모습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기도 합니다.

경쟁법연구의 본문은 학회가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으로 구성되는 특집논단과 학회원들의 투고와 심사 과정을 통하여 엄선된 논문으로 구성되는 일반논단으로 구성됩니다. 이번 제45권에는 특집논단에 2편, 일반논단에 12편의 논문을 실었습니다.

특집논단에 실린 2편의 논문은 <공정거래법과 데이터산업과의 조화>를 주제로 개최된 2021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던 이승민 교수(성균관대학교)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중복규제 방지 방안”과 <2021년 심·판결례 회고 및 신진학자 발표>를 주제로 개최된 2022년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던 손동환 교수(성균관대학교)의 “2021년 공정거래 주요 판례 회고”입니다. 학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에서는 경쟁법 연구의 동향과 법 집행 및 정책 수요를 반영하는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연구를 수행할 최고의 전문가를 섭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학술대회에서의 발표와 토론을 거쳐 숙고된 논의를 담은 2편의 논문은 관련 주제에 관한 국내 경쟁법 연구에 새 방향을 제시해주는 논문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반논단에는 “표준필수특허 보유자의 사업모델에 대한 공정거래법의 적용 - 퀄컴 Ⅱ 사건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 분석-”(홍대식 서강대학교 교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후속시장 차별취급 행위에 대한 경쟁법적 고찰”(황태희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보유하는 데이터 관련 시장지배력 판단”(이수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빅데이터/인공지능을 이용한 이윤극대화 가격차별과 독점규제법 적용 문제”(주진열 부산대학교 교수), “독점규제법 제25조 제1항의 의결권제한의 대상이 되는 금융회사의 범위”(권오승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공정거래법상 브랜드 가치 보호의 한계에 관한 연구-선별적 유통시스템을 중심으로-”(김영열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이호영 한양대학교 교수), “독점규제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금지청구-단체소송에 의한 금지청구 입법론을 중심으로-”(이선희 성균관대학교 교수), “공정거래법상 동의의결 절차에 있어서 ‘이행관리제도’의 체계상 지위와 실효적 운영을 위한 보완 방안”(유영국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연구위원), “SNS에 경제적 대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기만광고에 대한 표시ㆍ광고법상 법적책임”(정주미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객원연구원), “보건의료서비스 시장 내 EU 경쟁법의 역할에 대한 논의와 한국 경쟁법에 대한 시사점”(심연우 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연구원), “플랫폼 사업자의 최혜대우 요구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법집행 사례에 관한 비판적 검토 : 일본의 법집행 사례와의 비교를 중심으로”(김익두 국회사무처 서기관), “인도네시아 경쟁법: 실체규정과 절차규정의 분석”(오준형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선임연구원) 등 12편의 옥고가 실렸습니다. 일반논단에 실리는 논문은 학회원들이 각자의 학문적 관심과 연구 역량을 발휘하여 자유롭게 발표하는 것으로서, 경쟁법 분야의 다양한 주제의 확산과 발전 양상을 대변합니다. 이번에 실리는 논문들도 공정거래법과 소비자법 분야의 실체규정과 절차규정에 관한 다양한 쟁점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일본, 동아시아 경쟁법의 관련 쟁점들도 폭넓게 다루어 국내 경쟁법 연구의 지평을 더욱 넓혀주었다고 자부합니다.

이번 학술지의 성공적인 발간을 위해서 지난 집행부에 이어 경쟁법연구 편집위원장을 연임하면서 봉사하고 있는 황태희 교수(성신여자대학교)와 7분의 편집위원님들의 노고가 매우 컸습니다. 게재된 논문들은 편당 세 분의 심사위원께서 심사에 참여해주시는데, 심사위원들의 꼼꼼하고 공정한 심사는 양질의 논문을 선별하고 적절한 조언을 통해 논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새로 편집위원회에 참여하면서 편집이사로 수고하신 유영국 연구위원은 논문 모집, 접수, 심사의뢰, 편집위원회 개최, 게재 여부 결정 및 편집 등 학술지가 완성된 작품으로 세상에 나올 때까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면서 세심하게 진행해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수고의 손길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우리 삶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친 지 벌써 3년째로 접어들면서 주위에 확진자가 늘어나고 정상적인 삶으로의 복귀가 여전히 지연되고 있지만, 학회원들의 연구 의욕은 식기는커녕 오히려 더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특히 오는 5월 새로운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쟁법 집행 및 경쟁정책 분야에서 또 다른 기회와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기회와 도전에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발휘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해가는 회원 여러분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면서, 한 분 한 분 댁내 평안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특 집 논 단]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중복규제 방지 방안 / 이승민

2021년 공정거래 주요 판례 회고 / 손동환

[일 반 논 단]

표준필수특허 보유자의 사업모델에 대한 공정거래법의 적용 - 퀄컴 Ⅱ 사건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 분석 / 홍대식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후속시장 차별취급 행위에 대한 경쟁법적 고찰 / 황태희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보유하는 데이터 관련 시장지배력 판단 / 이수진

빅데이터/인공지능을 이용한 이윤극대화 가격차별과 독점규제법 / 주진열

독점규제법 제25조 제1항의 의결권제한의 대상이 되는 금융회사의 범위 / 권오승

공정거래법상 브랜드 가치 보호의 한계에 관한 연구 - 선별적 유통시스템을 중심으로 / 김영열․이호영

독점규제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금지청구 - 단체소송에 의한 금지청구 입법론을 중심으로 / 이선희

공정거래법상 동의의결 절차에 있어서 ‘이행관리제도’의 체계상 지위와 실효적 운영을 위한 보완 방안 / 유영국

SNS에 경제적 대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추천․보증인의 기만광고에 대한 표시․광고법상 법적 책임 / 정주미

보건의료서비스 시장 내 EU 경쟁법의 역할에 대한 논의와 한국 경쟁법에 대한 시사점 / 심연우

플랫폼 사업자의 최혜대우 요구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법집행 사례에 관한 비판적 검토: 일본의 법집행 사례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 김익두

인도네시아 경쟁법: 실체규정과 절차규정의 분석 / 오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