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경제는 개방화, 국제화의 단계를 넘어 국가간 경계가 없어지는 무한경쟁의 글로벌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금융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자본의 자유화 물결 속에 금융업종간 겸업화․통합화가 진행되고, 금융회사의 대형화와 종합화는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생존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그리고 금융의 전산화와 함께 온라인, 인터넷 금융의 발달, 금융상품과 기법의 복합․고도화, 모바일 금융, 핀테크 등 금융산업의 변화와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고객 수요는 다양해지고 소비자보호는 강조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타 등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이때 우리나라 21세기 금융산업의 현상과 미래의 대응은 어떠한가.

1997년말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중에서 금융면에서의 가장 큰 변화가 금융감독체계의 개편이고,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선진화이었다. 은행, 증권, 보험, 비은행의 각 분야로 나누어진 감독체계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외환위기 직후 하나로 통합된 금융감독체계를 만들고, 금융회사의 효율적인 경영 통제를 위하여 영미식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여 지배구조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 후 이러한 제도 운영의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개선책을 향한 논의도 계속되어 급기야는 2016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통합법을 제정 ·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도기에 금융감독기관의 통합과 금융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한 금융시장과 수많은 집단간 이해충돌 현장을 목격하고 금융감독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귀중한 실무경험을 갖게 되었다. 이때 마침 때늦은 학업과정에 있던 저자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지배구조, 특히 민감한 이슈이던 금융감독체계와 금융회사 경영지배구조의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부족하지만 “우리나라 금융감독체계의 효율화방안에 관한 연구”에 이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를 석․박사 학위논문으로 준비하였다. 그리고 금융시장의 현장에 들어와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운영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소중한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었다. 이에 저자는 한 개인의 학문적 정리와 경험을 사회 일반에 널리 공유하고 실용화할 필요성을 느껴 이들 논문을 바탕으로 2007년 책자를 펴낸 바 있으나, 10여년이 지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체계가 개편되고 질적 개선도 많이 이루어져 이번에 전면 수정판을 다시 준비하여 펴내게 되었다.

원래 지배구조 문제는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 공공기관 등 조직체가 운영되는 곳에는 반드시 제기되는 이슈이다. 지배구조가 그 조직체를 구성,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이기 때문이다. 조직체는 의사결정과 그 집행과정의 연속인데 구성원 및 이해관계자간의 견제와 균형으로 최적의 가치를 추구한다. 여기에 바로 지배구조의 시스템적 존재이유가 있다. 지배구조가 바로 서면 그 조직체가 성공하고, 지배구조가 잘못되면 결국 실패한다. 지배구조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최적의 모습을 찾아가고 조직체의 가치창조를 위해 항상 움직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체는 의사결정기구, 집행기구, 감사기구로 이루어진 지배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국가를 비롯하여 기업, 공공기관 등도 마찬가지 구조이다. 국가에는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있듯이 기업에는 이사회, 집행부(대표이사, 이사, 임원 등), 감사기구(내부감사, 외부감사)가 있다. 금융감독기구나 금융회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각기 사업목표나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이나 집행을 함에 있어 견제와 균형 속에 경영의 효율과 효과를 극대화해가고 있다. 최근 들어 기업의 최대 이슈는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의 개선이다. 그 이유는 기업지배구조가 기업의 주가, 나아가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실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주주자본주의를 구가하는 영미식의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이 지배구조 개선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지배구조를 발빠르게 도입하여 운영하고 이제는 정착단계에 와있다. 지금까지는 금융회사의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 증대에 이 제도가 상당히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에도 계속 참 기능을 할 수 있는지는 급변하는 여건 변화와 함께 적절한 대응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여 진다. 이와 같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으로 제대로 풀어가는데 있어 이 책자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오랜 동안 금융감독과 금융회사에 종사해 온 저자의 조그마한 바람이다.

이 책자는 제1편 ‘금융제도’ 제2편 ‘금융감독’과 제3편 ‘금융회사 지배구조’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금융산업의 지배구조 제도 개선을 위해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학문적 이론서로서, 그리고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 또는 금융회사의 경영지배구조 운영에 실제 참여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직업적 실용서로서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책자에서 금융제도와 금융감독에 관한 기초적인 이해와 함께 현행 금융감독시스템의 운영현황과 방향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제시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경영진과 임직원은 물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준법감시인들이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등에서 경영통제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된 논리와 실무적인 법조문까지 상세히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편 금융제도

제1장 금융제도 개관
제2장 우리나라 금융제도 개요
제3장 금 융 법

제2편 금융감독

제4장 금융감독제도
제5장 금융회사 및 임직원 제재
제6장 금융감독체계

제3편 금융회사 지배구조

제7장 지배구조와 금융회사 
제8장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체계 
제9장 금융회사의 경영지배구조 
제10장 주요국의 지배구조제도 동향
제11장 금융회사의 소유지배구조
제12장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방안

1954년 광주(光州)에서 출생하여 광주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상사법·금융법 전공) 학위를 취득하였다. 1978년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감독원을 거쳐 금융감독원에서 증권감독국장, 비은행감독국장, 은행감독국장과 뉴욕사무소장을 맡는 등 금융당국에서 주요 감독정책 책임자로 근무하였다. 이때 우리나라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산업의 구조조정 및 개혁추진 작업에 적극 참여하기도 하였다. 2006년 금융업계에 들어와 신한금융투자 상근감사위원, 스마트저축은행 은행장,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현대증권(현 KB증권) 상근감사위원, KTB투자증권 감사위원장을 거쳐 2020년 현재 KT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면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금융회사를 포함한 금융산업 전반의 건전한 발전방향을 항상 고민해오고 있다. 한편 금융에 관한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 접근을 계속하면서 후학을 위해 여러 대학에서 금융 강의를 하였으며, 현재는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논문으로는 우리나라 금융감독체계의 효율화방안에 관한 연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론(2007년 학술원 우수학술도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