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여성과 법｣이 처음 출간되었지만, 그동안 4차례의 개정판을 낼 때마다 부분적으로만 개정작업을 단행할 수밖에 없어서 내용의 미비함과 부족함이 늘 부담스러웠는데, 법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되면서 종래 강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패턴의 강의 준비에 신경을 쓰다 보니 그 모든 짐을 잠시 잊고 있었다.
  이제 법학전문대학원이 출범한 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고 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게 되었는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그 사이에 절판되어 방치되고 있던 ｢여성과 법｣을 다시 준비하여야 된다는 숙제였다.
  마침 이번에 출판사를 법문사로 옮기게 되면서 전면적으로 다시 새롭게 준비하는 마음으로 원고 작성에 착수하였는데, 막상 작업을 시작하니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개강에 맞추어 급하게 마무리하고 보니 처음 시작할 때의 패기와 욕심은 저만치 달아나고 여전히 미진한 부분만 눈에 들어왔다. 특히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는 꼭 보완하여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필자의 부족한 능력 때문이지만, 일단 출간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보충하겠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게 되었다.
  새롭게 머리말을 준비하면서 2001년 처음 여성과 법을 출간할 때의 초심이 떠올라 당시의 머리말 일부를 그대로 인용하기로 한다. 더구나 여성의 법적 지위를 놓고 볼 때, 우리 사회의 현실은 15년 전의 상황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고, 여전히 남녀평등 문제는 사회 전반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여 남성이 알아야 할 법과 여성이 알아두어야 할 법의 구분이 따로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구분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남녀평등이란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제도적으로나 의식적인 면에서 결코 가볍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1999년 유엔 개발계획의 ｢인간개발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여성의 국제적 지위는 인간개발측면에서는 174개국 중에서 30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정치-경제적 의사 결정 참여정도를 나타내는 여성권한척도(GEM: Gender Empowerment Measure)에서는 174개국 중에서 78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아직 우리 사회에는 ｢여자가 …｣라는 의식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본교의 교양과목으로서 개설된 과목이 ｢여성과 법｣이라는 강좌이다. 적어도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받게 되는 불이익은 어떠한 것이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기본적인 인식 하에, 여성 모두가 특히 법적 지식으로 무장하여 그러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도움을 주는 데 본 강좌를 개설한 목적이 있다.
  이제 더 이상 결혼은 여성의 모든 능력과 가능성을 묻어버리는 무덤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회가 아니다. 왜 결혼을 하느냐는 물음에, ｢Because I really conceived that I could be a better person with him.｣ 이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가 증폭될수록 그와 비례하여 법은 더욱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적어도 자신에게 어떠한 권리가 부여되고 있는지는 알고 살아야 한다. 또한 특별한 사회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가족관계나 재산관계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 지식은 남녀구별을 떠나서 우리가 슬기롭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략)
  이 책은 이러한 취지에서, ｢여성과 법｣이라는 강좌의 기본교재로서 준비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 강의 분량을 염두에 두고 집필하다 보니 쉽고 간략하게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부분적으로 어색한 내용도 없지 않다. 그러나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본서의 출간을 서두르게 된 것은 본 강좌의 개설을 앞장서서 주도하고서는 적절한 교재를 개발하지 못하여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책임감과 비록 내용이 부실한 면이 있더라도 앞으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이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특히 중점을 두고 감안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 첫째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서 수강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법학에 대한 아무런 기본 지식이 없더라도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도록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때문에 통설적 입장만을 소개하고 번잡한 법리구성이나 학설에 관한 소개는 피하였다.
  둘째, ｢여성과 법｣이라는 강좌의 성격상 특히 여학생을 염두에 두고 그 내용을 기술하였다는 점이다. 물론 여학생만이 알아야 할 법이고, 남학생은 알 필요가 없거나 알아서 안될 내용은 없지만, 특히 여성으로서 알아두어야 할 법적 지식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본 강좌의 수강 대상이 여학생에 한정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셋째,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을 감안하다 보니 법리나 학설 소개보다도 판례를 풍부하게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실제 발생한 분쟁의 해결방안으로서 제시되는 판례야말로 살아있는 법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항목마다 관련된 판례를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고 있다.」 

서　장　여성과 법
제1절　왜 법을 알아야 하는가?
제2절　왜 여성인가?

제1장　가족관계와 법
제1절　혼　　인
제2절　친자관계
제3절　상　　속
제4절　유　　언

제2장　계약관계와 법
제1절　기본법리
제2절　계약의 성립과 효력

제3장　부동산 등기와 임대차
제1절　부동산 등기 
제2절　임대차와 전세권 

제4장　금전거래와 담보제도
제1절　금전채권의 보호
제2절　채권담보

제5장　손해배상
제1절　손해배상책임 
제2절　손해배상의 방법
제3절　손해배상의 범위

제6장　성범죄와 법
제1절　성풍속에 관한 죄 
제2절　약취, 유인 및 인신매매의 죄
제3절　강간과 추행의 죄
제4절　성폭력처벌법

이상욱
영남대학교 법학과 졸업(법학사)
경북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박사)
효성여자대학교(현 대구가톨릭대학교) 법학과 부교수
L’Université de LyonⅡ 객원교수
L’Institu de Droit Comparé(L’Université de ParisⅡ) 객원 연구원
南開大學 法學院  방문교수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입법고시, 변리사시험 등 시험위원
현재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법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