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에 접어들어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지리적 의미인 국경이라는 요소는 거의 무의미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은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업으로서는 활동무대가 넓어진 만큼 비즈니스의 기회가 증가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승자독식’이라는 정글의 법칙에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하여 다양한 생존전략을 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회사조직의 아웃소싱과 고용의 포트폴리오이다. 우선 회사조직의 경우, 과거에는 기업이 조직의 거대화를 통한 ‘중앙통제형 경영방식’을 선호하였지만, 요즈음은 필요에 따라 사내조직이 기능별로 분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과거에는 기업의 핵심조직이라 할 수 있는 인사노무부문마저 외부기업에 아웃소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전 분야에 걸쳐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조직의 외주화는 당연한 결과이지만 고용의 포토폴리오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채용방식을 보면, 과거의 정사원 중심의 채용보다는 비용절감 및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쉽도록 기간제근로자나 파견근로자와 같은 비정규직의 고용을 선호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전에는 물건의 제작이나 일의 완성에만 활용되던 도급방식이 공정도급이나 노무도급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을 둘러싼 고용환경이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노동법제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도급과 파견에 대한 규제방식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나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파견의 대상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도급의 경우에도 공정도급이나 노무도급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본이 고용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파견과 도급에 관한 판단기준을 현실적으로 규정한 다음, 이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파견과 도급을 둘러싼 종전의 해석과 논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고자 한다. 특히, 물량도급을 전제로 형성된 종전의 파견과 도급의 판단기준이 최근 서비스산업과 같은 노무도급에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정당한지에 대해 비교법적인 시점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의 파견법제에 많은 영향을 끼친 만큼, 이 책에서는 일본의 파견법제와 도급과의 판단기준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분석하였다. 

제1장 문제제기

제2장 도급과 파견의 구별
Ⅰ. 도급과 파견의 개념  
Ⅱ. 구별개념  
Ⅲ. 파견법의 연혁  
Ⅳ. 사내하도급에서의 도급과 파견  
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본 사내하도급 실태  
Ⅵ. 도급 및 파견에 대한 행정해석 및 판례  
Ⅶ. 사용자 개념 확장이론에 대한 검토  
Ⅷ.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보호정책  
Ⅸ. 종전법리의 한계와 문제점  

제3장 일본과의 비교법적 검토
Ⅰ. 업무위탁·도급과 파견  
Ⅱ. 파견법의 연혁  
Ⅲ. 파견법상의 고용의무조항  
Ⅳ. 사내하도급에서 파견과 도급  
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본 사내하도급 실태  
Ⅵ. 도급 및 파견의 구분에 대한 행정해석 및 판례  
Ⅶ. 사내하도급과 집단적 노사관계  
Ⅷ. 사용자 개념 확장이론에 대한 검토  
Ⅸ.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보호정책  
Ⅹ.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보호정책 

제4장 비교법제로부터 시사
Ⅰ. 문제의 소재  
Ⅱ. 서비스업에 대한 판례법리 적용상의 문제점  
Ⅲ. 소　결  

이  정
일본 동경대학 법학정치학연구과 법학연구생·석사·박사과정 졸업
영국·독일·프랑스 재판소 연구원
일본 동경대학 법학부 특별연구원
일본 큐우슈우(九州)국립대학 법학부 교수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Law School, Visiting Scholar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심판위원
노동법이론실무학회 회장
한국노동법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