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처를 통해 사회경제적 수준이 다른 이질적 구성원이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좋은 학군의 주민들은 이를 반대한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교원노조는 학교에 대한 통제권 상실이나 직업안정성 저해 등을 이유로 강하게 저항하고 있어 교육바우처의 확대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바우처의 선택권과 경쟁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설계 또한 쉽지 않다. 바우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공급인프라가 갖추어져 이용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제공기관이나 공급자가 있어야 한다. 이용자(바우처 수혜자)에게 공공재나 공공서비스의 품질과 제공기관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바우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경우에 따라 주택바우처처럼 관리비용도 상당하다.
  주택바우처는 저소득층이 매우 선호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정부재원이 한정되어 있어 이를 확대하는 데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주택바우처의 효과는 충분한 양질의 저가주택들이 많이 있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아 주택바우처 때문에 임대료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바우처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이제 국방이나 경찰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공부문에서 바우처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전달체계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바우처는 각종 세제혜택을 통해 지원되고 있다. 시민들의 선택이 가능한 영역인 유아교육, 대학교육, 직업훈련, 보건의료, 주거, 식품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해당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조세혜택을 준다. 이는 전형적인 묵시적 형태의 바우처이며, 세제혜택의 액수만큼 정부가 이용자에게 보조금(수요자 보조금)을 준 셈이다.
  이는 세금납부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산층 이상에게 적절한 제도이다. 반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에 초점을 둔 전통적 형태의 명시적 바우처 제도가 이제 수많은 공공영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의 식품구매권(Food Stamp)이나 최근 우리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보육, 산모, 노인, 장애인 돌봄 영역에서 사용되는 전자바우처(Electronic Benefits Transfer)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제 바우처라는 전달기제는 전자금융인프라와 인터넷과 같은 웹베이스 통신망과 연결되면서 실시간 네트워크 방식으로 그 형태가 진화하고 있다. 여기서 바우처를 중심으로 정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네트워크나 협력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공서비스를 운용하는 정부기관, 서비스 제공기관, 수혜자이자 재원 공동분담자로서의 시민, 그리고 바우처와 관련된 민간시장 영역이 상호 얽히면서 공공서비스 전달체계의 다양한 그림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식료품, 보육, 주택, 직업훈련, 문화 등 5개의 영역에 있어 바우처를 왜 그리고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 또한 바우처 사용에 따른 특성과 논쟁을 살펴보고 정책설계와 집행상의 어려움을 찾아 정리하고자 했다. 각 영역별 바우처의 운용현황을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정리하면서도 국내의 관련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사회서비스관리원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의 각종 서비스가 바우처 방식으로 제공되어 왔고 다른 부처들도 바우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국내 정책당국, 바우처 관련 기관들, 학술연구집단을 중심으로 바우처 사용의 필요성과 한계가 좀 더 명확하게 정리되기를 기대한다. 

제1부　바우처 이론
제1장　정책수단으로서 바우처의 도입배경
제2장　바우처의 사용현황과 규모
제3장　바우처의 설계

제2부　바우처 현실
제4장　식품 구매권(Food Stamp)
제5장　보육바우처
제6장　주택바우처
제7장　직업훈련바우처
제8장　문화바우처

제3부　결　　론
제9장　바우처의 주요 쟁점과 과제

정 광 호(鄭光浩)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문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정책대학원(정책학 석사)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맥스월대학원(행정학 박사)
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