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법학교육, 법률가양성 나아가 법학 그 자체는 지금까지와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새로운 제도가 안착하는 데 당연히 일정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시간의 경과가 소기의 성과를 담보하진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법학·공법학·행정법학을 접한 지 인생의 절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앞길이 보이지 않아 헤매곤 한다. 새로운 체제의 출범에 따라 당연히 요구되는, 관계자들의 자세변화와 대내외여건의 충족 등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 교육을 통한 법률가의 양성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어, 자칫 얻은 것은 법학교육·법조인양성상의 난맥이고, 잃은 것은 법학의 학문성이 될 우려가 杞憂만은 아니다. 종종 실무교육의 강조가 법도그마틱과 이론의 불필요를 의미하는 것인 양 받아들여지곤 한다.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 자칫 判例追隨的 분위기에 학문으로서의 法‘學’은 실종되고 法‘術’만이 남을지도 모르겠다. 사정이 이럴수록 법도그마틱과 이론의 기본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일찍이 Otto Mayer가 1924년에 천명한, “헌법은 사라져도, 행정법은 남는다”(Vefassungsrecht vergeht, Verwaltungsrecht besteht)는 명제는 유럽화에 즈음하여 역설적 상황을 낳고 있다. 독일의 경우 유럽화로 인해 헌법은 별반 영향을 받지 않지만, 행정법의 경우 그 바탕에서부터 심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반대명제가 상징적으로 운위될 정도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경우 1970년대의 전초논의를 거쳐 이미 1980년대 말부터 행정법이 포괄적인 변혁의 국면에 진입하여, -비판이 있긴 하나- 방법론상의 새로운 지향이 초래되었으며, 그런 변혁양상은 일련의 문헌(Hoffmann-Riem/Schmidt-A쬶ann/ Vo쬴uhle(Hrsg.), Grundlagen des Verwaltungsrecht Bd.Ⅰ(2006), Bd.Ⅱ(2008), Bd.Ⅲ(2009))을 통해 집대성되었다. 이에 반해 유럽화와 같은 외생변수가 없는 우리의 경우, 행정법의 개혁과 변혁에 관한 논의가 심도있게 전개되지 않은 채, 학설이나 해석주장의 날선 공방만이 있을 뿐이다.
  사실 학문의 시작은 선진학문(학문적 중심부)에 대한 考證이고 訓鈐이되, 일정 단계를 지나선 그것의 現地化가 이루어져야 한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학문적 화두에 관한 호기심과 우리네 현하의 요청 사이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부조화에 심각한 갈등을 겪곤 한다. 개인적으론 전자에 더 눈길이 가지만, 우리네 현실에선 그것이 생소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학문적 주변부에 위치한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당대에 공법학에 대한 고증이나 훈고나마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할 수 없다. 다른 한편 새로운 문명은 변방에서 왔다는 역사의 교훈이 시사하듯이, 주변부에서의 학문활동은 중심부적 틀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다. 이에 더해 後發의 利點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외국의 법제를 대함에 있어선 늘 쭛쭛를 배우는 자세가 아닌 쭛쭛에서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고자 한다. 허나 쭛쭛에서의 배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먼저 쭛쭛에 관한 충분한 배움이 선행되어야 한다. 요컨대 법치국가원리의 구체화가 행정법인 이상, 행정법학으로선 미래의 향상된 인식에 따른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되, 그것의 근본규준의 불변성은 견지하여야 한다. 

제1편　行政救濟法-行政節次·行政審判·行政訴訟·國家責任法論
제1장　獨逸 行政節次法의 유럽화에 관한 小考
제2장　최근의 법률개정에 따른 行政審判制度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제3장　行政實體法과 行政訴訟法의 交叉點에 관한 小考
제4장　失效한 行政處分에 대한 權利救濟에 관한 小考
제5장　行政行爲의 公定力과 取消判決의 遡及效간의 衝突에 관한 小考
제6장　獨逸의 規範統制制度에 관한 槪觀과 그 示唆點에 관한 小考
제7장　行政自動決定에 대한 司法審査
제8장　國家賠償法上의 過失責任主義의 理解轉換을 위한 小考
제9장　公用介入類似的(收用類似的), 公用介入的(收用的) 介入의 適用領域에 관한 小考 

제2편　個別行政法-行政組織·地方自治·警察行政法論
제1장　朝鮮朝 公務員(官吏)任用制에 관한 行政法的(公務員法的) 考察
제2장　公務員의 轉出·轉入과 관련한 法的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제3장　不問警告措置의 法的 性質과 관련한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제4장　地方分權政策의 公法的 課題
제5장　住民投票法案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제6장　危險槪念과 市販後統制 

제3편　個別行政法-公物·經濟行政·建築行政·科學技術行政·文化行政法論
제1장　公物의 成立·廢止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제2장　私法的으로 形成된 地方公企業과 관련한 行政會社法論에 관한 論議
제3장　地方公企業의 育成과 競爭力强化를 위한 法制支援方案: 先決問題로서, 地自體의 
제4장　民間化와 國家留保
제5장　違法建築物에 대한 隣人保護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제6장　리스크決定과 法治國家的 行政法
제7장　藥事法上의 新藥의 許可와 再審査에 관한 硏究
제8장　現行 公演法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김중권
부산 출생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수료(법학박사)
독일 M웢chen 대학교 법과대학 방문연구
충북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 부교수
현재: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저 서]
주관식 행정법(공저), 경세원, 1994
세법(공저), 법문사, 1998
지방자치법주해(공저), 박영사, 2004
조선시대의 규범이론과 규범체계(공저), 한국학술정보, 2006
행정법 기본연구Ⅰ, 법문사, 2008
행정소송(Ⅰ)(Ⅱ)(공저), 한국사법행정학회, 2008
유럽화된 독일행정절차법에 관한 연구, 한국법제연구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