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법학 강의과목 중 하나인 어음ㆍ수표법은 미국 로스쿨에서 상업증권법(Law of Commercial Paper) 또는 유통증권법(Negotiable Instruments Law)이라는 과목 이름으로 강의되고 있다. 어음ㆍ수표법은 종래 대학원 과목으로서 유가증권법이라는 강의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어음과 수표가 여러 유가증권 중에서 단연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음ㆍ수표법은 국가시험 과목인 상법의 출제범위에 포함되었고 상법강의와 상법 교과서의 범위에 당연히 포함되어 왔다. 그럼에도 어음법과 수표법은 상법전 바깥에 단행 법률로 자리잡고 있다. 로스쿨의 출범과 함께 강의과목의 분류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으며 많은 수의 로스쿨에서 어음ㆍ수표법의 강의명을 조정하거나 바꾸고 있다. 신용카드 이용의 일상화와 전자자금이체, 전자어음 등 결제 수단의 다양화로 실제 거래계에서 어음ㆍ수표와 이용도는 감소하고 있다. 그동안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화폐가치의 하락과 부정한 자금거래의 우려 등으로 지연되어 왔던 고액권 발행이 비록 10만원권의 발행은 보류되었으나 5만원권은 금년 6월에 발행된다. 5만원권의 발행과 함께 정액 자기앞수표의 이용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음ㆍ수표의 이용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유가증권법의 법리와 판례에 관한 연구와 강의는 법학도와 국가시험의 수험생에게는 여전히 중요하다. 나아가 로스쿨에서의 리갈 마인드의 개발에도 유가증권의 법리는 가장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수학적 정치성이 요구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어음ㆍ수표로 대표되는 유가증권은 권리를 증권에 결합시켜 거래의 객체로 삼음으로써 권리의 양도를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수단이다. 이 때문에 증권의 작성단계에서의 진정성 확보와 유통단계에서의 거래안전의 보호, 그리고 권리행사단계에서의 지급자 보호 등이 중요한 이슈가 되어 왔다. 유가증권법의 법이론, 제정법 그리고 판례법은 유가증권의 발행과 유통 그리고 권리행사의 각 단계에서 거래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유가증권법의 수많은 쟁점들은 크게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 법 전체를 일관성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그룹은 진실과 외관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손해)을 어느 당사자에게 부담시킬 것이냐이다. 여기서는 위험배분(loss allocation)을 다룬다. 이 그룹에 속하는 문제로는 어음의 위조나 변조, 어음행위의 무권대리, 백지어음의 부당보충 등이 있다. 둘째 그룹은 선의자 보호인데 선의 취득, 인적항변의 절단, 지급자의 면책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여기에서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최종기준은 합리성과 형평의 구현, 쉽게 말해서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면서도 억울한 당사자를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어음법과 수표법의 법리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하여 마음을 썼다. 일러스트레이션과 요약 사례를 필요한 곳에 추가하였고 전자어음법의 개정내용을 반영하였다. 

제1장 總 論
제2장어음·手票行爲
제3장 어음·手票行爲의 代理, 僞造·變造
제4장 어음·手票의 實質關係
제5장 어음·手票의 發行과 保證
제6장 어음·手票의 流通
제7장 어음·手票의 推尋節次와 遡求節次
제8장 參加와 複本·謄本
제9장 換어음의 고유한 制度
제10장 手票의 특별한 모습
제11장 利得償還請求權
제12장 電子어음 

양명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쿨 LL.M.
툴레인대학교 로스쿨 S.J.D.
하버드 로스쿨 연구교수(Yenching Scholar)
워싱턴대학교 로스쿨 객원교수
사법시험 ․ 행정고시 ․ 입법고시 위원
법무부 법무자문위원회 상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