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속에는 한스켈젠의 인간, 학문, 실천 그리고 인생행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서 우리는 수학에 재능이 있었으나 문학과 철학에 열정을 쏟아 일찍이 자아를 중시하는 세계관을 다듬었으며, 수학, 문리학, 철학을 전공하려 했으나 안정된 직업을 위해 법학을 택해 지도교수와의 긴장된 관계와 가난 속에서도 혁신적인 순수법이론-한편으로는 법을 도덕으로부터 준별한 말하자면 실증주의적인, 다른 한편으로는 규범을 사실로부터 엄밀히 구별한, 말하자면 규범주의적인, 이에 따라 이데올로기비판적인 트리아 국가를 넘어서 법학의 글로벌한 일반이론으로 발전시켰으며, 학문의 자유와 객관성을 위한 그리고 법관의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노력에서 몸소 전범을 보였으며, 보수주의, 나치주의, 전체주의의 광풍에 쫓긴 유랑의 삶 속에서도 고대의 사회 ․ 종교철학에 심취해 막대한 양의 비판적 유고를 남겼으며, 절대주의와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상대주의와 민주주의의 편에 서서 자유와 관용을 외쳤으며,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론적 오류를 예리하게 비판했으면서도 그 사회개혁적 이념에는 동감했으며, 학문의 생명인 진리와 정직성에 일생 충실했으며, 그토록 엄청난 학문적 유상을 이 땅에 물려주었으나 스스로는 한 점의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어딘가’로 사라진 켈젠을 읽게 된다. 

역자서문
머리말
서언
서문
자기서술
한스 켈젠: 자서전
부록 

심헌섭
1963년 출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역임
현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
한스켈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