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로 현대 영어권 법철학의 흐름을 주도하는 핵심인물과 영어권법철학에서 중시되는 주요주제에 대해 살피는 책이다. 캐나다나 호주 등도 영어권 법철학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영미 법철학이라는 단어 대신에 영어권 법철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법철학계를 주식회사에 비유한다면 현재는 영어권 법철학계가 최대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법철학계에서 영어권 법철학이 소수자의 위치에 처하였다면 그것은 오히려 이변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몇 년전 서거한 이탈리아의 법철학자 보비오가 말하였듯이,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법철학의 모국은 독일이었다. 그러나 영어권의 법철학은 20세기 중반 이후 고속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여러 학문분야에서 미국이 영국을 능가하지만, 법철학에 관한 한에는 아직까지 미국이 영국을 따라가고 있다. 현대 영어권 법철학의 융성에 가장 기여한 인물은 허버트 하트일 것이며, 영어권 법철학의 중심지는 그가 재직하였던 옥스퍼드 대학교일 것이다. 서거한지 이미 10년이 지났지만 하트의 아성은 굳건하다. 미국에도 법철학자들은 하트를 추종하고 있다. 또한 옥스퍼드는 이제 많은 법철학도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순례하는 법철학의 메카가 되었다. 그러나 학문의 발전이 소수의 천재적 학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시대는 이미 지났을 것이다. 영어권 법철학에는 상당수의 일급 철학자와 법학자를 포함하여 수많은 학자들이 법철학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법철학도가 노력과 시간을 절감하고 영어권 법철학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 저술되었다. 어려운 논의는 생략하지 아니하되, 가급적 쉽게 설명하려 하였고, 독자가 우리의 법철학도인 만큼 우리의 논의나 예를 사용하려 하였다. 사실상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출간을 늦추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독자로 하여금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으며, 좀 더 깊숙이 공부를 한 후에 집필해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점은 추후에 보완하고 일단 출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출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그간 저자가 여러 잡지에 게재했던 논문들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제1장 법철학의 집필에는 연세대 법학 12권 2호(2002년)에 실린 "법철학방법론"이, 제5장 풀러의 집필에는 법철학연구 7권 2호(2004)에 실린 "풀러의 합법성론"이. 제6장 드워킨의 집필에는 법철학연구 8권 2호(2005)에 실린 "드워킨의 법의 제국"이, 제9장 법해석방법론의 집필에는 최대권 교수 정년논문기념집(2003)에 실린 "목적중심적 법해석론 비판"이, 제10장 권리와 본질의 집필에는 법철학연구 6권 1호(2003)에 실린 "권리의 개념에 관한 연구"가, 제11장 권리와 삶의 집필에는 법철학연구 6권 2호(2003)의 "권리론: 권리담론의 분석"과 법철학연구 7권 1호(2004)의 "도덕과 권리"가, 제12장 법준수의무와 불복종권의 집필에는 저스티스 33권 3호(2000)에 실린 "시민불복종의 요건과 처벌의 문제"가, 제13장 도덕의 법적 강제의 집필에는 성균관법학 18권 3호(2006)의 "도덕의 법적 강제에 관한 논쟁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제14장 법현실주의의 집필에는 미국학 20권(1997)에 실린 "법현실주의"가 토대가 되었다. 또한 제16장 법의 길은 서강법학연구 7권(2005)에 실린 "홈즈대법관의 법사상과 법의 길"을, 제17장 동굴탐사대 사건은 법과 사회 27호(2004)에 실린 "동굴탐사대 사건"을 재차 가다듬어 이 책에 포함하였다. 

제1장 법철학
제2장 법의 개념
제3장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
제4장 하 트
제5장 풀 러
제6장 드위킨
제7장 켈 젠
제8장 정 의
제9장 법해석방법론
제10장 권리의 본질
제11장 권리와 삶
제12장 법준수의무와 불복종권
제13장 도덕의 법적 강제
제14장 법현실주의
제15장 크리톤
제16장 법의 길
제17장 동굴탐사대 사건 

최봉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법학사, 법학석사)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법과대학원(법학석사, 법학박사)
홍익대학교 법학과 조교수
사법시험 위원
현재,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한국법철학회 부회장
<저 서>
현대법철학의 흐름(공저)
미국사회의 지적 흐름-법-(공저)
응용법철학(공저)
법치국가와 시민불복종(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