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화에 대한 관심은 내가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부터 가졌으니까 꽤 오래되었 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상 한국에서 전국적인 표본을 가지고 정치문화에 대한 조사 연구를 하지 못하다가 1984년 한 재단의 지원을 얻어 처음으로 전국적인 표본을 가지 고 한국정치문화에 대한 경험적인 자료수집을 할 수 있었다. 십수년 전 나는 졸저 " 비교정치론"에서 여러 이론적 접근방식의 장단점을 종합 평가하면서 정치문화적 접근 방식이 타당성 기준에서 보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만, 조사 가능성에서는 낮은 순위를 차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엇보다 조사를 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 이 그 접근방법의 난점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에서 정치문화에 대한 표본조사가 이루 어지지 못한 것 같다. 다행히 1984년 첫번째 조사연구를 한지 10여년이 지난 후, 세종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동안 연구계획의 일환으로 3년에 걸쳐 매년 전문적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국민의 식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국인의 대내외적인 문제들에 대한 태도를 연구 할 수 있는 상당량의 경험적 자료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런 여러 차례 표본 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가지고 한국 정치문화의 특성을 검토해 본 것이다. 한국은 오랜 군사정권의 지배에서 벗어나 민주정치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 주하고 있다. 안정되고 순조롭게 운영되는 민주정치질서를 확립하는 일은 간단한 일 이 아니다. 서구 역사에 비추어 보아도 민주정치가 제자리를 잡기까지는 장기적인 시 간을 요한다. 더구나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구 사회와 너무나 다른 역사적 전통 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한국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세련된 재민주권(在民主權)의 정 치, 즉 국민이 지배하는 민주정치를 정착시키는 일이 그리 간단할 수 없는 일이다. 사 실 우리는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범해 온 셈이며 앞으로도 그러한 과오를 범할 가능성 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화를 달성하면서 민주적인 정치제도와 정치체제를 운영하기 시작한 오늘, 그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되고 운영되려면 무엇보다 정치지도층의 역할 이 중요하지만 민주시민으로서의 국민들의 책임과 역할도 크다. 정치지도층이나 국민 이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정치문화와 정치행동양식을 청산하고 민주적인 정치문화를 몸 에 익혀 새로운 정치행동 양식을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 문화를 몸에 익힌 지도층이나 시민들에 의해 진정으로 경쟁적인 선거제도, 광범한 지 지기반을 갖춘 정당체제, 그리고 공개적이며 합리적인 정책결정과정이 운영될 때 한국 의 민주화는 달성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정치문화와 민주정치의 관계가 중요한 의미 를 지니는 시기에 들어섰다. 이 책을 내기까지 여러 면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이 책에서 활용 한 국민의식조사를 계획 준비하면서 애써준 이숙종박사와 유석준박사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나의 재직시 많은 격려를 해주신 세종재단의 정원식 이사장님과 강영훈 이사장 님, 그리고 모든 재단이사님들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어려운 출판사정에도 불구하고 나의 책을 지속적으로 출간해 주신 법문사 배효 선 사장님과 이 책의 출간에 깊은 관심을 갖고 편집에 세심한 배려를 해주신 최복현 전무님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2003년 2월 10일 

제1부 한국정치문화 패러다임
제1장 한국정치문화 서설
제2장 한국정치문화의 유형과 특성
제3장 한국정치문화와 보수.진보 성향
제4장 선거에 나타난 정치문화적 특성
제5장 변모하는 정치문화 패러다임

제2부 한국정치문화와 정부형태
제6장 정치문화와 정당체제
제7장 정치문화와 정부형태
제8장 정치문화와 민주정치의 과제

프린스턴 대학교 정치학박사 (1971)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1971-1994)
고려대학교 대학원장 (1989-1992)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장 (1986-1989)
한국정치학회장 (1981-1982)
세종연구소장 (1994-1999)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현재)